'땅콩 회항' 조현아, 징역 3년 구형…檢 "자성의 결과 찾기 어려워"
검찰이 항공기 항로변경죄 등 5개 혐의로 구속 기소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1)에게 2일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검은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성우) 심리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끝까지 (비행기 회항을) 승무원과 사무장 탓으로 돌리고 있고, 언론을 통해 한 사과와 반성은 비난 여론에 못 이겨 한 것일 뿐 진지한 자성의 결과를 찾기 어렵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조 전 부사장은 검찰이 구형을 마치자 고개를 떨궜다. 검찰은 함께 기소한 대한항공 여모 상무(58)와 국토교통부 김모 조사관(55)에게는 각각 징역 2년의 구형 의견을 냈다.
이날 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은 증인으로 나온 박창진 사무장(44)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조 전 부사장은 "발단이 된 마카다미아(견과류) 서비스는 승무원들의 명백한 매뉴얼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승무원을 향한 폭언과 폭행은 경솔했다"면서도 "비행기가 움직이는 건 알지 못했고 그런 내용을 승무원으로부터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 사무장은 "관련 매뉴얼이 지난해 11월 바뀌었고 이는 조 전 부사장 결재로 공지됐지만 매뉴얼에 반영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자 검찰은 "5년간 일등석 서비스를 담당한 승무원들이 수년간 매뉴얼을 위반했다는 뜻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3, 4년간 교육받은 적 없어 매뉴얼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건 그들의 잘못"이라고 맞받았다.
조 전 부사장이 계속해서 사건 발단의 책임을 승무원에게 돌리자 재판장인 오 부장판사는 "'왜 여기 앉아 있나' 그런 생각 하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고, 조 전 부사장은 "그런 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박 사무장은 검찰이 "관심사병 이상의 관심사원으로 관리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실제 그런 시도가 여러 번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조 전 부사장은 한 번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일말의 양심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힘없는 사람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봉건시대 노예처럼 생각해서인지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지금까지도 남 탓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증언 도중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공판은 자정을 넘겨 계속됐다.
조현아 3년 구형에 네티즌들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며 "재벌들이 늘 그랬듯이 집행유예로 풀려나겠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조현아 한경DB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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