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美 달러화와 국제유가 그리고 '2월 증시'

입력 2015-02-02 10:47
[ 이민하 기자 ] 2월 국내 증시는 미국 달러화와 국제 유가의 변화에 따라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들의 지난 4분기 실적 발표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달러화 강세 둔화와 국제 유가의 하락세의 진정 여부가 투자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단기적으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정책에 따른 자금 유입 가능성이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주가는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일 오전 10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1포인트(0.09%) 오른 1950.97을 기록했다. 지수는 지난달 27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1950선에 도달한 뒤 1940~1960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미국 달러화의 강세 속도와 국제 유가 하락세의 진정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은 시기의 문제이므로 달러의 추세적인 강세 방향성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주목할 점은 달러 강세의 속도로 이는 단기적으로 약화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면 달러화에 대한 투자도 완화될 수 있기 때문.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은 완화적 통화기조 유지로 해석될 수 있다"며 "2월 첫 주 국내 증시에는 미국의 통화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점과 달러 강세 분위기의 진정 국면, 국제 유가의 상승 등이 증시 상승 요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정점을 통과하면서 이달 국내 증시까지는 쏠림 현상을 보였던 투자심리도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과 일부 주요국 국채의 마이너스(-)권 진입이 경기침체 위험(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정책 대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며 "유동성 랠리와 외국인 수급상황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적으로 유럽계 자금의 유입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ECB는 지난달 22일 1조1400억유로 규모의 자산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사실상의 '무기한 양적완화'로 평가된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계 자금은 앞서 두 번의 유동성 완화정책 발표 때 단기적으로 5조5000억 원 규모로 들어와 국내 증시를 이끄는 역할을 했다"며 "이번 ECB의 정책이 증시에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가 바닥을 찍었을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점 역시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지난주 국제 유가는 반등세를 보였다. 중동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달 30일 배럴당 45.59달러로 전날보다 1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3달러 이상 올라 48.24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셰일오일·가스 시추정(리그) 수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유가 반등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북미 원유 시추건수 감소폭이 가파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원유 시추건수 급감은 현재 북미 기업들이 신규 투자보다는 개발된 유전의 생산략 확대에 주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석유개발업체인 베이커휴즈는 지난주 미국의 셰일오일·가스 시추정 수가 전주보다 97개(7%) 감소한 1223개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3년 사이 최저치고, 지난해 여름 이후 24% 줄어든 수준이다.

유 연구원은 "미국 원유 생산량이 기존 예상보다 이른 시점인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다만 북미 원유 시추건수 감소가 국제 유가에 긍정적인 이슈인 것은 분명하지만, 당장의 공급과잉 규모를 줄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월은 국내에서는 실적 발표가 한창인 기간이다.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 팀장은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부진이 혼재된 가운데 IT업종이 그나마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인 부분은 올해 1,2분기 개선세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업종을 중심으로 상대적인 이익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실적 회복은 올해 하반기부터나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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