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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민 기자 ] 건조한 겨울, 직장인 여성들의 피부관리 구원투수는 마스크팩이다. 건조한 사무실 생활에 시달려 가뭄철 논바닥이 되기 직전의 피부를 빠르게 달래기엔 마스크팩 만한 게 없다. 평소에 꾸준히 사용하려면 가격대도 중요하다. 1일 '언니 믿지'에선 올 겨울 출시된 1만원 이하 가격의 신제품 마스크팩 3종을 공수해 사용해 봤다.
첫 번째 제품은 브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의 '리얼 네이처 씨드 마스크'다.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두께인 초극세사로 만든 마스크 시트에 30ml의 에센스를 흠뻑 적셔 내놓은 전략 상품이다. 총 10종류 중 피부 탄력에 좋다는 모로코 아르간 마스크를 골랐다.
가격은 4000원으로 같은 브랜드의 가장 저렴한 제품의 네 배 수준으로 책정됐다. 극세사 원단은 촉감이 부드러울 ?아니라 일반 면 소재의 마스크 시트보다 5배 정도 피부 흡수율이 높다고 브랜드 측은 설명했다.
평소 마스크팩으로 피부관리를 한다는 '마스크팩 덕후(마니아)' 김근희 기자는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에 별 네개를 줘 가장 만족스러운 제품으로 꼽았다.
그는 "극세사 시트가 얼굴에 착 달라붙어 에센스가 피부에 잘 스며들었다"며 "에센스 자체에 점성이 있어 마스크팩을 떼고 난 후 피부가 쫀쫀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보습력 부분에서 만족감을 표했다.
권민경 기자는 "첫 인상은 내용물이 너무 많고 진득한 느낌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사용 후 피부에는 매끈하게 흡수됐다"면서 "끈적임이 별로 남지 않아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민한 피부의 소유자라면 극세사 특유의 감촉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에센스의 제형이 무거운 점도 한 몫했다.
박희진 기자는 "얼굴에 올려놓은 내내 답답했고, (아르간 오일 제품의 경우) 처음에 얼굴에 붙이니 조금 따가워서 마스크팩 치고 자극적인 제품 같다"고 지적했다.
스킨푸드의 '에브리데이 페이셜 마스크 시트'는 퀴노아, 요구르트 등 몸에 좋은 슈퍼푸드 추출물을 함유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5종류의 마스크팩 중 보습에 초점을 맞춘 퀴노아를 골랐다.
스킨푸드 제품은 저렴한 가격(1000원) 대비 효과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품 이름과 같이 매일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가격 부담이 낮다는 ÷?미덕이다.
그러나 다른 제품들에 비해 시트의 밀착감과 에센스 흡수력이 떨어졌다. 시트가 두꺼운 편이어서 얼굴에 들뜬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박희진 기자는 "네이처리퍼블릭 제품보다 가벼운 제형의 에센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시트를 뗀 후 피부에 흡수되지 않아 한참 두드려야 했다"며 "마스크팩에 기대할 만한 강한 보습력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한스킨의 '루미너스 보석 마스크팩'은 사용 대상 제품 중 유일한 하이드로겔 마스크로 가장 고가(7000원)였다.
한스킨은 역사 속 미녀들이 피부 관리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금, 다이아몬드, 흑진주 등 보석 성분을 함유한 에센스를 담은 팩으로 각각의 보석 이름을 담아 출시했다. 기자들은 3종 중 재생 효과를 콘셉트로 한 골드 마스크를 사용해봤다.
장점은 밀착감과 사용감이 꼽혔다. 이 제품은 얼굴에 좀 더 잘 부착되도록 위·아래 두장으로 나눠놨다. 이에 '얼큰이' 부터 조막만한 얼굴의 소유자까지 얼굴 크기에 맞춰 붙이기 편했고, 굴곡면에 밀착되는 효과도 있었다. 시트를 착용하고 앉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TV를 시청하면서도 흘러내리거나 들뜨는 현상이 덜했다.
금을 콘셉트로 한 만큼 투명한 금색 펄 입자가 하이드로겔 마스크에 섞여 있어 시각적인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다소 비싼 가격에 정비례하는 큰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권민경 기자는 "시트를 떼고 난 후 보습 지속도와 흡수력을 비교해보면 다른 마스크시트를 사용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는 느낌이어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지는 않았다"며 "재구입할 지에 대해선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는 "하이드로겔 마스크 특유의 촉촉한 느낌이 좋고 흡수력이 뛰어나 지성피부가 쓰기에 알맞다"면서도 "주 1~2회 사용하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자주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데이트나 모임 등을 앞두고 기분전환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의견이다.
아쉽게도 세 종류 '신상' 마스크팩의 별점 평균은 모두 3개를 조금 넘는데 그쳤다. 최근 화장품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이 꼭 재구매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만큼 매력적인 제품은 없었다는 평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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