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평등위해 시장 간섭하면 불평등만 심화"…'자유주의 경제학자' 하이에크

입력 2015-01-30 19:02
수정 2015-01-30 19:17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시장을 자유롭게 내버려두지 않고 간섭하면 시장보다 더 큰 불평등이 초래된다.’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정치·철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철저한 시장경제 옹호자였다. 하이에크는 미제스와 함께 대표적인 오스트리아 자유경제 학파이다. 그는 경쟁을 소비자의 수요와 더 나은 생산방법을 발견해 나가는 절차로 봤다. 이를 통해 자유시장경제의 작동원리를 새로이 부각시켰다.

하이에크는 ‘신자유주의의 아버지’로 케인스로 대표되는 계획경제와 치열하게 대립했다. 결과적으로 하이에크와 케인스의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각각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

오스트리아 빈 태생의 하이에크는 빈대학 강사를 거쳐 1931년 런던대 교수가 됐고 영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당시 서방 사회는 1차 세계대전의 후유증으로 서민들이 기댈 곳이 필요했다. 케인스는 민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하이에크는 시장의 자율적 조정능력을 신뢰했다. 정부의 개입을 부정하고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한 하이에크는 지칠 대로 지친 서방국가들에 매력적이지 못했다.

결국 뉴딜정책의 성공으로 1970년대까지 케인스 학파가 유럽과 미국을 지배했다. 하지만 그후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으로 인해 계획경제가 한계를 노출했고 하이에크가 다시 주목받았다. 그는 화폐와 경제 변동에 대한 연구로 케인스 경제의 문제점을 예견했다. 이런 공로로 197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하이에크는 ‘경제적 진보는 대체로 불평등의 결과’라고 주장하며 자유경쟁시장을 옹호했다. 하이에크는 미국 ‘레이거노믹스’와 영국 ‘대처리즘’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 하이에크는 경제학 외에도 정치·사회·문화에서도 폭넓은 업적을 남겼다. 《법·입법·자유》는 정치학과 법학에 관한 그의 대표적 저서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노예의 길》과 《치명적 자만》은 사회주의와 파시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 특히 《노예의 길》은 시카고학파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서문이 담겨 있다.

박수욱 한국경제신문 인턴(세종대 경영학과 3년) suwook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