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전세계 실력자들 모여 디자인 경쟁…개성·보편성 살린 GM 신차 만들죠"

입력 2015-01-29 07:00
수정 2015-02-01 10:24
오토 피플

'한국인 GM 디자이너' 남궁재학 전무·스티브 김 상무·안제성 차장

다양성 인정하는 게 GM 강점
전기차 '볼트' 개발에도 참여


[ 강현우 기자 ]
지난 12일(현지시간) ‘2015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가 개막한 디트로이트 코보센터. 미국에서 개최된 모터쇼인만큼 호스트 격인 제너럴모터스(GM)는 개막 직전까지 비밀에 부쳤던 야심작을 공개했다. 1회 충전으로 300㎞를 달릴 수 있는 순수 전기차 ‘볼트(bolt)’ 콘셉트카였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향상된 성능뿐 아니라 전기차 전용으로 창안한 디자인을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콘셉트카 디자인 개발은 GM 글로벌 디자인 팀 일원인 한국GM 디자인센터와 소속 디자이너들이 주도했다.

14일 디트로이트 GM 헤리티지센터에서 GM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 디자이너 남궁재학 전무와 스티브 김 상무, 안제성 차장 등을 만났다. 김 상무는 본사 디자인센터 출신으로 현재 한국GM 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하고 있고, 안 차장은 한국GM 디자인센터에서 일하다가 2011년 미국 본사로 파견갔다.

본사 디자인센터에는 안 차장 외에도 10여명의 한국GM 출신 디자이너가 근무 중이다. GM은 디자인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마케팅 등에서도 이런 순환근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남궁 전무는 “100년 넘게 GM이 쌓은 미국적인 가치에 세계에서 온 디자이너들이 발휘하는 다양성을 더해 보편적이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을 만든다”며 “전 세계 시장에서 팔아야 할 차를 만들다 보니 각국 디자이너의 다양성과 개성을 최대한 살려 차를 디자인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조직문화가 강점이라는 것이다.

김 상무는 “신모델을 만들 때 세계 각국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수십~수백개 초안이 한 자리에서 경쟁해 후보작을 추리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친다”며 “생산은 다른 곳에서 하더라도 어느 디자인센터든 같은 기회를 부여받는다”고 소개했다.

GM은 세계 7개국(미국·한국·독일·브라질·중국·인도·호주)에 디자인센터 10곳을 운영하며 총 2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GM 부평 본사에 있는 한국 디자인센터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등 2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10개 디자인센터 중 세 번째 규모다.

한국 디자인센터는 쉐보레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등과 같은 GM의 글로벌 베스트셀러를 선보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캐딜락과 뷰익 등 GM의 다른 글로벌 브랜드 디자인 개발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안 차장은 “미국에 왔더니 이전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미국 고유의 대형 픽업 트럭 디자인 프로젝트가 주어졌다”며 “각자 살아오던 환경에 따라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고유의 문화적 표현을 더하다 보면 오히려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안 차장은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화제를 모은 전기차 볼트 콘셉트카의 디자인 초안을 만든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을 쓰는 일반 자동차와 달리 공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그릴을 포함한 앞부분을 좀 더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다”며 “대신 주행거리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공기역학적인 요소를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최근 가장 성공한 전기차라고 할 수 있는 테슬라와 달리 트렁크 부분이 납작한 해치백 스타일을 택한 것도 혁신이라고 생각한다”며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최대한 많이 주기 위해 수많은 디자이너가 머리를 맞댄 결과 나온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디트로이트=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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