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올 들어 삼성물산의 주가 하락이 심상치않다. 지난해 말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맞물려 7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연초 6만원으로 내려간 뒤 최근 5만원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 우려가 일부 있지만 이를 감안한다 해도 주가 낙폭이 지나치게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이외에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이어서 최근의 주가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500원(4.60%) 떨어진 5만19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최저가를 다시 썼다. 이날 삼성물산이 속한 건설업종 내 다른 종목들의 주가가 1~4%씩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물산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15.77% 하락했다. 4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된 지난 23일부터는 3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밀렸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지난 22일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은 대림산업으로 인해 건설업종 전반의 실적 경고등이 켜진 영향으로 해석했다.
실적 발표 전 대림산업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800억원 수준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22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 분기에 이어 해외 저가 프로젝트가 실적 발목을 잡은 것이다.
권성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 실적을 본 뒤 해외 저가 수주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서 다시 나오고 있다"며 "삼성물산의 주가 하락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삼성물산 실적과 관련해 대규모 충당금에 대한 소문이 나오고 있다"며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런 불안감이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측에서는 "실적은 확인해봐야 한다"며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서는 알수 없다"고만 말했다.
현재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삼성물산의 작년 4분기 실적 평균은 매출 7조9888억원, 영업이익 189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4.16%, 50.48% 늘어난 양호한 수치.
다만 작년 신규 수주는 13조1000억원으로 2013년 호주 로이힐 수주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일각에선 실적 우려를 반영한다 해도 주가 하락을 설명하기 힘들다며 실적보다는 지배구조 이슈 등 다른 원인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크게 걱정스런 상황이 아니다"며 "삼성물산과 관련해선 오히려 지배구조 이슈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일모직이 상장되면서 시장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삼성물산 주가가 낮아야 지배구조 개편에 유리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제일모직과 사업부문이 겹치는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에서 삼성물산과 관련해 이런 저런 소문이 난무하는게 사실"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실적 우려와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등 갖가지 음모론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4분기 실적 발표 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나면 주가는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의 가치를 고려할 때 주가는 큰 그림에서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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