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잊게 한 이정협…누리꾼 "정말 따봉"·日 "갖고 싶다"

입력 2015-01-27 07:11
수정 2016-10-28 00:02

이정협, 한국-이라크전서 무명→주연

55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 문턱에서 이정협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결승골도 모자라 추가골까지 도우며 말 그대로 팀을 견인한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4강전에서 이라크를 2 대 0으로 제압하고 27년 만에 결승에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정협은 전반 20분 김진수가 올려준 왼발 프리킥을 헤딩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기록했고, 후반 5분엔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가슴트래핑으로 김영권의 골을 도와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A매치 6경기 출전, 3득점. 이정협이 무시무시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예선무대에서부터 해결사 부재에 시달리던 대표팀에게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간 전방에서 손흥민이 분투했지만 골 가뭄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고 그럴수록 축구팬들의 머릿속엔 박주영이 스쳐지나갔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박주영은 애증의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의리'와 '따봉' 논란 이전까지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정협을 벌써부터 박주영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소속팀에서조차 미완의 대기였고, 대표팀 파격 발탁 뒤에 골맛을 보긴 했지만 반신반의 하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슈틸리케호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이정협이란 존재가 대표팀 전체에 가져올 효과다. '천재' 박주영의 '느닷없는' 등장 이후 공격진의 경쟁과 긴장이 전체적인 기량 향상을 불러왔듯 이정협의 등장이 얼마든지 다음 황금기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넣는 건 당연하다"던 이정협은 이날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은 뒤 경기장에 드러누웠다. 무명으로서의 마지막 경기가 끝나던 순간이었다.

한편 승부차기 끝에 8강에서 탈락한 일본 축구 팬들도 한국과 이라크의 4강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인터넷 게시판 전문 번역 사이트인 가생이닷컴에 올라온 이들의 반응을 보면 "한국 정말 잘한다", "이정협, 몸놀림이 남다르다", "이정협, 갖고싶다" 등 놀라움과 부러움 일색이다.

그러다 이정협이 상무 소속이고 월급이 불과 12만7000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말도 안 된다", "한국의 군대 효과는 대단하다" 등의 재미있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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