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검사 '의문사' 일파만파…대통령 위상 '흔들'

입력 2015-01-26 08:38
대통령의 폭탄테러 사건 조사 방해 의혹을 제기한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의 의문사 이후 아르헨티나 정국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사건 이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졌다. 2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지 페르필에 따르면 컨설팅 회사 곤살레스 & 바야다레스(Gonzalez y Valladares)의 조사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29.1%인 반면 부정평가는 50%를 기록했다.

지난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Ipsos)와 현지 온라인 매체 인포바에(Infobae)의 공동조사에서는 니스만 검사가 살해됐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70%에 달했다.

니스만 검사의 죽음에 정부가 개입됐을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50%를 넘었고, 82%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폭탄테러 조사를 방해했다는 니스만 검사의 주장을 믿는다고 답했다.

니스만 검사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1994년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AMIA) 폭탄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중남미 최악의 테러로 꼽히는 AMIA 폭탄테러 사건은 1994년 7월18일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85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다쳤다.

니스만 검사는 지난 1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푸에르토 마데로에 있는 자택에서 머리에 총격을 받아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옆에서는 22구경 권총과 탄피 1개가 발견됐다.

니스만 검사 사망으로 오는 10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10월 대선에서 여권 후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당인 정의당(PJ)은 지난 22일 전국위원회 회의를 열어 현 상황을 심각한 정치적 위기로 규정하고 페르난데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정의당 지도부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폭탄테러 사건 조사를 방해했다는 니스만 검사의 주장을 보수 언론의 작품으로 보고 있다.

성명에서 "검찰과 야권, 보수 언론, 사법부에 의한 거대한 음모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에 이어 친(親) 정부 청년조직인 '라 캄포라'(La Campora)도 '페르난데스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라 캄포라'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아들 막시모 키르치네르가 이끄는 조직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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