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선진국의 타협과 소통
[ 노경목/장진모 기자 ]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의 모범 사례는 미국과 독일 등 정치 선진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미국 정치권은 아무리 사이가 나빠지더라도 끈질기게 서로 대화를 시도한다.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한 지 사흘 만에 여야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오찬회동을 한 것이 단적인 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존 베이너 하원의장 두 분이 이번에 강고한 지지를 받아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며 공화당과 협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이민개혁에 공화당이 예산안 거부로 정국이 급랭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매코널 원내대표와 백악관에서 단독으로 만나 이민개혁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 정치권은 싸우더라도 등을 돌리지 않고 얼굴을 마주 보고 싸운다”고 했다.
독일에서는 2013년 11월 보수성향의 기독민주당(기민당)과 기독사회당(기사당)이 진보성향의 사회민주당(사민당)과 대연정을 이뤄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2개월 전 치러진 선거에서 총 의석 수 631석의 과반에서 5석 모자라는 의석을 얻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14개의 장관직 중 경제부 등 6개 자리를 사민당에 내줬고, 지그마어 가브리엘 사민당 당수는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을 맡는 것으로 화답했다. 쿠르크 베크 전 사민당 당수는 “기업과 노동자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처럼 양쪽을 각각 대변하는 기민당과 사민당도 상호 대립보다 공존의 가치를 더 중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워싱턴=장진모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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