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개혁 발언…덩샤오핑이 중용
[ 오광진 기자 ]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60·사진)는 2017년 새로 구성될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1순위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현 상무위원 7명 중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5명이 이때 은퇴할 예정이다. 홍콩 동방일보는 부패척결의 사령관 역할을 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자리를 왕 부총리가 이어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왕 부총리는 중국 남부 안후이성에서 노동자 집안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17세 때 부친을 잃어 소년가장이 됐다. 식품공장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소신 있는 개혁발언 때문에 좌파에서 가장 견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퉁링시의 시장으로 재임하던 1991년 ‘깨어나라 퉁링’이라는 글을 현지 신문에 실어 덩샤오핑을 감동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관료화로 닫히고 막힌 사고와 관념을 향해 칼을 겨눠야 한다. 살과 뼈를 도려내서라도 병의 근원을 찾아 사상해방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글을 본 덩샤오핑의 지시로 총리를 지낸 주룽지와 원자바오에 의해 중용됐다.
리커창과 같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로 분류되지만 안후이성 공청단에서만 일해 파벌에선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을 듣는다. 중화권 언론에선 그를 ‘외로운 늑대’로 칭하기도 한다.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부패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국유기업 역할을 강조한 ‘충칭모델’에 맞서 민간기업과 시장을 중시한 ‘광둥모델’을 내세워 정가의 화제를 몰고 다닌 스타 정치인이기도 하다. 시진핑 정부 출범과 함께 농업 통상 관광을 담당하는 부총리에 취임했다.
지방 고위관료 시절 친구를 맞으러 기차역에 갈 때 운전기사가 딸린 공무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갈 만큼 자기관리에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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