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완구 총리 선택했나] 40년 公職 철저한 자기관리…'리틀 JP'에서 대권잠룡으로

입력 2015-01-23 23:04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행시 거쳐 지방경찰청장
도지사·3選의원 화려한 경력

세종시 수정안 반발해 사퇴
朴대통령과 친분 계기


[ 조수영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일성은 “대통령께 쓴소리와 직언하는 총리가 되겠다”였다. 이 후보자는 23일 청와대의 총리 후보자 지명 발표 직후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 직언하지 못하는 총리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야당과 소통하고 직언하는 총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40년 경력의 정통 공직자 출신이다. 1974년 홍성군청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40여년간 경제, 치안, 지방행정 분야를 두루 거쳤다. 1996년 15대 총선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뒤 16·19대 의원으로서 신한국당 당 대표비서실장과 자민련 대변인, 원내총무(원내대표) 등 중책을 맡았다.

이 후보자가 친박근혜계의 울타리로 들어간 것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면서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 충남지사로 재임 중이던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는 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결국 2009년 12월 “충남도민의 소망을 지켜내지 못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지사직을 던졌고 박 대통령에게 ‘뜻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후 여야 관계를 매끄럽게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유의 친화력과 배려가 가장 큰 배경이라는 것이 여의도 정가의 평가다. 이 후보자는 개각 발표 10분 전에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화로 미리 귀띔해줬을 정도로 돈독한 사이를 과시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도 피하지 않고 ‘총대를 메는’ 뚝심도 지녔다”고 평가했다. 7개월간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야당 원내대표가 교체되는 진통 속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후보자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택에 경제기획원·경찰·국회의원·충남지사 근무 시절 받은 ‘급여명세서’와 자신의 병역면제(일병 소집해제) 처분 근거가 된 X레이 사진, 예전 아파트 매매계약서까지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모상을 당했을 때는 신문 부고란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도록 하고, 충남지사 시절 도청 이전 후보지 일부를 과거 증조부가 사들여 아버지에게 상속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보상금을 국가에 기증하기도 했다.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로 통할 만큼 충청권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이 후보자는 이번에 총리 후보로 지명됨에 따라 여권 내 대권 잠룡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최경환 부총리 등 여권 내 잠재적 대선 주자들과 달리 충청권 인사라는 게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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