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CEO' 24시
'뉴 스테이'에 올인
"특별법 통과 전이라도 시행령 고쳐 추진할 수도"
23일은 건설사 CEO 간담회
[ 이현일 기자 ]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의 22일 하루는 여느 때보다 바빴다. 오전 7시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김선덕 대한주택보증 사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등 금융회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뉴 스테이(New Stay·민간임대주택) 정책 설명회’를 열었다. 금융회사 관계자들의 건의 내용을 들은 뒤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간담회 직후엔 인천으로 향했다. 국토부가 뉴 스테이 1호 사업장으로 선정, 올해 안에 중산층용 민간 임대주택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도화지구다.
그는 이곳에서 “1군 건설업체 대림산업이 책임지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주거안정과 임대주택 품질 제고에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 상반기 중 민간 임대주택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법 통과 전이라도 시행령을 고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국토부의 이런 움직임에 건설업계와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다른 정책에 비해 초고속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 방안’이 지난 13일 발표된 뒤 열흘도 지나지 않은 가운데 나온 서 장관의 발빠른 행보여서다. 새로 만들어질 특별법도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중산층으로 번지는 전세난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손태락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전세대출 이자보다 낮은 임대료의 주택 공급을 늘려 중산층 주택난을 해소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안에 임대주택 공급이 이뤄져도 세입자들은 2017년께나 입주할 수 있어 즉각적인 전세 대책이 되긴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다른 해석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 임대주택사업인 ‘행복주택’이 일부 지역 주민의 반대로 주요 도심에 들어서는 데 실패하면서 국토부가 절치부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23일에도 민간임대주택 설명회를 이어간다.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어 뉴 스테이 사업 참여를 요청할 예정이다.
‘기대 이상’의 규제 완화와 기금 지원 혜택을 받게 된 대림산업과 인천도시공사는 도화지구를 민간 임대사업 모델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희영 인천도시공사 투자유치처장은 “정부 지원을 받아 차질 없이 임대주택사업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서홍 대림산업 주택사업실 전무 등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도화지구엔 총 1960가구의 기업형 임대주택이 건립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89㎡로 건립되며 평형에 따라 보증금 5000만~9000만원, 월 40만원 중반~60만원 초중반에 공급될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했다.
인천=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