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성 겨냥한 미니의 야심작
문은 더해졌지만 주행성능은 그대로
[ 김근희 기자 ] 'BMW 미니'는 이름만 들어도 단박에 차량의 모습이 떠오르는 브랜드다. 눈처럼 생긴 동그란 헤드램프에 톡톡 튀는 색깔, 작고 앙증맞은 차. 불편하다는 단점에도 미니가 그동안 3도어를 고집해온 것은 이런 정체성을 지속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미니가 기존 3도어에 뒷문 2개를 더 단 '뉴 미니 5도어'를 내놨다. 마니아층만을 위한 브랜드가 아닌 대중을 위한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하는 야심을 보인 것이다.
미니 관계자는 "올해에는 전략적으로 미니 5도어를 밀 계획"이라며 "물량 확보와 프로모션 등을 통해 판매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니 5도어의 출발은 아직까지 순조로운 편이다.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총 504대 팔렸다. 기존 미니 쿠퍼와 컨트리맨의 두 달치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미니 5도어 쿠퍼 SD모델을 시승했다.
직접 본 미니 5도어의 외관은 기존 3도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그대로였다. 휠베이스는 72mm, 차체 길이는 161mm 늘어났다.
내부 디자인도 크게 차이는 없다. 다만 뒷 자석 무릎 공간은 이전보다 37mm 넓어졌다. 트렁크 공간도 30% 커진 278ℓ다. 그러나 성인 남성 2명이 앉자 꽉 찼다. 어린 자녀를 둔 부부들이 타기에 적합해보였다.
이틀간 서울 관악구에서 경기도 고양시를 오갔다. 고속주행을 위해 제2자유로를 달렸다.
시내에서는 주행모드 중 미니모드를 이용해 운전했다. 신호대기가 끝나고 액셀을 밟자 차가 빠르게 반응했다. 치고 나가는 힘이 좋았다.
제2자유로에 들어서기 전 운전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차량 전면에 디스플레이를 감싼 동그란 LED(발광다이오드램프)에 빨간 불이 들어오며 차량의 소리가 달라졌다.
140km까지 속도를 올리자 '부아앙' 소리가 나며 속도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큰 소리 때문인지 실제보다 더 빠르게 느껴졌다. 일단 140km까지 다다르자 160km까지는 수월하게 올라갔다. 속도가 빨라졌지만 차체가 흔들리지 않았다. 미니 특유의 단단한 코너링은 여전했다.
SD모델에는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6.7kg·m 힘을 내는 2.0ℓ 4기통 터보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는 7.3초 소요된다. 안전 최고속도는 223km/h다. 복합 연비는 17.6㎞/ℓ(고속 19.1㎞/ℓ, 도심 16.5㎞/ℓ)이다. 실제로 주행거리 115.2km를 달렸을 때 연비는 14.5km/ℓ를 기록했다. 가격은 최저 3090만원부터다. 최고급형 쿠퍼SD는 4490만원.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