域外진출로 영업한계 돌파
카드 점유율 늘려 수익 제고
5년새 2배로 늘어난 자산
위험 관리도 강화할 것
[ 박신영 기자 ]
“올해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외형 성장보다는 질적 도약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임용택 전북은행장(63)은 ‘위험 관리’를 강조했다. “자산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있고, 조만간 태스크포스(TF)팀도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임 행장은 대신증권을 거쳐 토러스벤처캐피탈, 페가수스PE 등을 직접 설립하고 대표를 지낸 투자은행(IB)업무 전문가다. 행장으로 부임하기 전 3년 동안 JB우리캐피탈을 이끌며 자산을 3.5배로 불리는 공격적인 행보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런 임 행장이 취임 일성으로 ‘리스크 관리’를 들고 나온 것은 그만큼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아서다. 임 행장은 “전북지역은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가 위축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새만금에 입주해 있는 현대중공업 GM 등이 고전 중인 것이 어려움을 가중시킨 요인이다.
임 행장이 선제적인 위험관리에 방점을 찍고 나온 데는 최근 몇 년간 전북은행이 빠른 속도로 자산을 불리며 충분히 성장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2009년 7조2500억원이던 전북은행의 자산은 최근 13조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급성장한 탓에 자산 건전성은 다소 나빠졌다. 전북은행의 연체율은 1.27%(작년 9월 말 기준)로 국내 은행 평균(0.86%)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부실률에 대해 전북은행은 할 말이 많다. 임 행장은 “지방 은행의 대출은 지역 기업들에 종잣돈과 같다”며 “실적만 보고 회수에 나서면 연쇄부도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공헌이라 생각하고 회수를 자제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또 “거래기업의 90%가 회계법인의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 기업이라 일정 정도의 부실은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실을 바라만 보고 있겠다는 건 아니다. 임 행장은 수익성을 높이는 대안으로 카드사업 확대를 제시했다. 비이자이익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전북은행 신용카드는 전북 지역 5%, 전국 0.3%의 낮은 시장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그는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의 JB오토플러스카드를 교차판매하는 등의 시너지 창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단위 유통망을 가진 기업과의 제휴마케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역외 진출 노력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전북은행은 약 3년 전부터 수도권 진출을 본격화해 서울 13개, 인천 5개 등 수도권에 18개의 영업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대부분 점포가 개설 1년여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성과도 거뒀다.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단련된 생존력이 수도권을 성공적으로 공략하는 밑거름이 됐다는 게 전북은행의 자체 진단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역외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임 행장은 “쟁쟁한 시중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지만, 친밀감과 순박함이라는 지방은행 특유의 장점은 어디에서나 통하는 미덕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