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선희 기자 ]
주요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증가와 손해율 악화 등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 주요 7개 손해보험사의 합산 순이익이 전분기 수준에서 '반토막'이 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가하락으로 인한 자동차 운행률이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손해율이 동시에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미보고발생준비금(IBNR) 산출 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도 실적 걸림돌이 됐다.
IBNR이란 보험사고가 발생했으나 아직 보험회사에 청구되지 않은 사고에 대해 보험회사가 미리 지급할 보험금을 추정해 지급준비금으로 계상한 금액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장기보험 IBNR을 상해 판정일을 기준으로 산출했지만 올해부터는 사고 발생일로 기준이 변경됐다. 이에 따라 IBNR이 추가적으로 발생하게 된 것.
키움증권은 주요 7개 손해보험사의 4분기 합산 순이익이 4394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5%, 전분기 대비 52.1% 줄어든 수준이다. 기존 추정치보다도 27% 감소한 수치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들 회사의 IBNR 추가적립 비용이 1000억원에 육박한다"며 "장기 위험 손해율은 10%포인트 내외로 상승하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한파와 잦은 폭설, 유가 하락 영향으로 1.1%포인트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보업계 대장주인 삼성화재 역시 실적 부진이 전망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4050억원, 2610억원으로 추정됐다. 예상 순이익은 2009억3500만원. 전분기대비 매출액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15%, 53%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 2, 3위를 다투고 있는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의 싸움에선 동부화재가 우위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부문에서는 현대해상 2조8880억원, 동부화재 2조7730억원으로 집계돼 현대해상이 앞섰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부문에서는 동부화재가 각각 990억원, 734억9700만원을 기록하며 현대해상(800억원, 536억원)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부화재는 4분기 견조한 투자이익에 힘입어 양호한 순이익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월별 위험손해율도 상승추세가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안정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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