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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 -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
자양동·왕십리뉴타운 등 일반분양 물량 작년의 2배…실수요자 대거 흡수할 것
신도시 청약은 신중해야
[ 김동현 기자 ]
“수도권에서 다시 주목해야 할 지역은 서울 도심과 강북의 재개발 아파트입니다. 작년에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가 받았던 관심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부동산리서치 업체인 리얼투데이 김광석 이사(사진)는 올해 분양시장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 파크’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잇따라 분양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서울 도심의 재개발 분양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어서 실수요자들을 대거 흡수할 것이라는 게 김 이사의 전망이다.
김 이사는 1998년 서울 강남의 중개업소에서 분양권 전매를 시작하며 부동산 업계에 처음 발을 디딘 후 17년간 부동산 시장조사, 마케팅, 아파트 및 상가사업 분석 등 업무를 계속해 왔다. 닥터아파트, 스피드뱅크 등 부동산 정보업체에서 일하다 2011년 리얼투데이를 창업했다.
◆“신도시 아파트 매매는 신중하게”
김 이사가 서울 강북의 재개발 아파트에 주목하는 것은 몇 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 많은 데다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이주자와 기존 노후 아파트를 떠나려는 수요자들이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 광진구의 경우 신규 공급이 5년간 없었던 지역”이라며 “올해 자양동에서 재개발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 도심권(마포구, 성동구, 광진구, 용산구, 중구, 서대문구 등) 도시정비사업 일반분양 물량은 지난해(2800여가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6000여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성동구 왕십리뉴타운의 마지막 물량인 3구역과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성동구 금호 13·15구역, 하왕십리 1-5구역 등 재개발 물량도 나온다.
반면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는 보다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작년에 송파생활권인 위례와 경기 하남미사 등 신도시 분양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2~3년 후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 시장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이사는 “동탄2신도시의 경우 앞으로 9만여가구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당장 인기가 있다고 해서 과신하지 말고 신도시의 개발계획이나 교통망 확충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매시 재건축·리모델링 여부 확인해야
김 이사가 최근 주로 담당하는 분야는 ‘빅데이터’를 통한 유망 분양 사업지 분석이다. 건설사가 신규 아파트 사업지를 찾을 때 사업지 주변 아파트의 최근 청약 경쟁률, 분양가, 주민 생활수준 등 자료를 수집해 적절한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 시내 2782곳 아파트를 전수 조사해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에 적합한 단지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재건축은 서울 시내 717곳(25.8%)에서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모델링은 342곳(12.3%) 정도가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723곳(61.9%)은 어느 것도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기존 아파트를 매매할 때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사업이 가능한 단지를 눈여겨 보라는 게 김 이사의 조언이다. 지난해 ‘9·1부동산 대책’ 이후 재건축 연한이 30년까지 줄어들면서 서울 대부분 아파트들이 잠재적인 정비사업 대상지이기 때문이다. 그는 “재건축이 당장 진행될 조짐이 없더라도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단지를 매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파트 매매 전에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등 인터넷에 공개돼 있는 정보를 이용해 아파트 용적률, 용도지역·지구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김 이사는 “매입하려는 아파트와 주변 아파트 시세를 비교해 저평가돼 있는 단지를 매수하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