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통상임금 소송 사실상 승소

입력 2015-01-16 21:43
수정 2015-01-17 04:07
"상여금 고정성 요건 결여"
법원, 使측 손 들어줘…車써비스 출신 2명만 인정


[ 양병훈 기자 ]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회사가 사실상 승소했다. 법원이 “현대차 근로자의 과거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통상임금 판단 기준이 보다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지 1월13일자 A1, 9면 참조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2부(부장판사 마용주)는 현대차 근로자 23명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연장근로수당 등을 다시 계산해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했다. 현대차 생산직을 포함해 대부분 근로자의 청구가 기각됐다. 다만 옛 현대자동차써비스 근로자 두 명의 청구는 일부 인정됐다. 전체 청구금액 7억6040만여원 가운데 받아들여진 금액은 411만여원(0.5%)에 불과하다.

재판부는 “현대차의 상여금은 특정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인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 가운데 고정성이 결여됐다”고 봤다. 현대차는 노사가 정한 단체협약을 바탕으로 ‘상여금 지급 시행 세칙’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세칙은 ‘지급 제외자 조항’을 통해 상여금 산정 기간 내 근무일이 15일 미만인 사람은 상여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재판부는 “고정성은 근로 제공의 업적, 성과 등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라고 확정돼 있는 성질”이라며 “이 사건 상여금은 일정 근무일수의 충족이라는 추가적이고 불확실한 조건을 갖춰야 지급되므로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