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논문표절 검증, 23일 다시 이사회 개최
[ 김봉구 기자 ] 차기 총장 선출 절차를 진행 중인 동국대가 또 결론을 못 내고 이사회를 연기했다. 종단 개입 논란에 이어 후보자 논문 표절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내홍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동국대 법인은 15일 총장 선임을 주요 안건으로 하는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격론 끝에 안건 상정도 하지 못하고 정회했다. 작년 12월16일 이사회에 이어 두 번째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현재 남아 있는 총장 후보는 불교학부 한태식 교수(법명 보광스님)가 유일하다. 앞서 동국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가 선정한 3명의 최종 후보 중 김희옥 총장과 영어영문학부 조의연 교수는 불교 조계종 종단 개입을 시사하며 사퇴한 상태다.
동국대 법인은 이대로 총장 선임을 강행해도 될지 교육부에 관련 법령(사립학교법) 유권해석을 질의, 사실상 학교 측에 맡긴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이에 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다시 열었으나 이번엔 홀로 남은 총장 후보 보광스님의 표절 의혹이 발목을 잡았다.
앞서 ‘동국대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는 보광스님의 논문 검토 결과 24건이 표절이 의심된다며 이사회에 총장 선임을 미뤄달라는 의견을 냈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 역시 전날 이사회에 전달한 건의문에서 “제기된 의혹을 확인한 결과 한 건은 표절이 확실한 만큼 총장 확정을 미루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종단 개입 논란에서 표절 의혹으로 국면이 전환된 것이다.
결국 동국대는 20일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개최해 문제 제기된 표절 의혹을 공식 검증키로 했다. 동국대 법인은 보광스님의 표절 여부 검증 결과를 참고해 오는 23일 다시 한 번 이사회를 열어 차기 총장 선임 안건을 다룰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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