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빠진 '박근혜 키즈'

입력 2015-01-15 21:47
與 비대위원으로 주목받아
'수첩 파동' 증폭시켜 논란


[ 은정진 기자 ] ‘박근혜 키즈’로 불리며 정치권에 등장했던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사진)이 ‘수첩 파문’ 구설에 휘말리며 스스로 생채기를 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수첩에 적힌 ‘문건 파동 배후는 K·Y’ 메모가 공개된 뒤 사건이 커지는 과정에서 이 전 위원이 면직된 친박근혜계 보좌관 출신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과 술자리 ‘배후’ 발언을 두고 진실게임을 벌이면서다.

그는 음 전 행정관이 배후 발언을 했다고 김 대표에게 전한 당사자다. 여기에 이 전 위원은 문제의 술자리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지난 13일 밤 청와대 인근 술집에서 음 전 행정관과 우연히 마주쳐 또다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음 전 행정관에게 ‘문자 협박’을 당했고 ‘여자 문제’까지 들었다는 이야기를 언론에 밝혔다가 논란이 일자 “사실이 아니다”고 번복해 스스로 의혹과 파장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졸업 후 국내에 벤처기업을 세워 청년사업가로 알려진 이 전 위원은 스물여섯 살이던 2011년 말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통해 영입됐다.

당시 박 위원장에게 ‘쓴소리’를 뱉으며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당에서 나와 방송에서 정치평론을 하면서 정치권과 거리를 유지해온 이 전 위원은 지난해 6월 전국 동시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이번 수첩 파동으로 이 전 위원은 신중하지 못한 처신과 기성 정치판의 언행을 답습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대표와 이 전 위원이 만날 당시 함께 있었던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없는 얘기를 하지 않았겠지만 (이 전 위원이) 감정이 많이 섞여 있었다”며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런 민감한 얘기를 조용히 따로 보고하지 않고 의원들이 다 듣는 데서 말했는지 모르겠다. 진짜 잘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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