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친환경車 굴기'…판매 5배 급증

입력 2015-01-14 21:06
수정 2015-01-15 04:02
세계 2위 시장 급부상

정부, 스모그 문제 해결 위해 稅혜택 등 강력지원
BMW·현대차도 경쟁 가세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스모그의 나라’ 중국에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5배로 급증했다.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 방지와 차세대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구매세 감면, 보조금 지급 등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자 그동안 반신반의하던 중국 소비자들이 친환경차를 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이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中 친환경차 판매 약 5배로 급증

14일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8만3900대로 집계됐다. 2013년(1만7600대) 대비 4.7배 증가했다.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인 미국의 연간 판매량이 2013년 9만700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중국 경제주간지 차이징은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2010년 ‘제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11~2015년)’을 세울 때 친환경 자동차를 ‘7대 신흥전략산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내 신규 공장 건설을 신청하면 친환경 자동차 생산라인 구축을 공장 인허가 조건으로 내거는 방식으로 친환경차 생산을 독려해왔다. 하지만 2013년까지만 해도 친환경차 판매 증가세는 미미했다.

작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중국 정부가 스모그 문제 해결을 위해 각종 지원책을 쏟아낸 덕분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구매세 감면(2017년까지) △공공기관 친환경차 비중 30% 확대(2016년까지) △충전 인프라 확대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 연장(2020년까지) 등 각종 지원책을 발표했다.

유기천 현대차 중국법인 경영연구소장은 “그동안 친환경차는 ‘경제성(가격)’과 ‘편리성(충전시설)’이 성장의 핵심 장애 요인이었는데 중국 정부의 지원책 덕분에 이 두 가지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車업체도 경쟁 가세할 듯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친환경차 시장 확대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2013~2015년 3년간 친환경차 누적판매 대수를 33만600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뒀는데, 현재까지 판매량은 10만1500대로 목표치의 30%에 불과하다. 최근 선전이 자동차 번호판 총량 규제를 시작하는 등 그동안 베이징 상하이에 국한됐던 전통 자동차 판매 억제정책이 주요 대도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 전체 번호판의 20%가 친환경차에 할당되는데, 친환경차의 경우 아직 신청이 할당량에 못 미쳐 즉시 발급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작년까지 BYD 베이징자동차 등 중국 로컬 업체를 중심으로 펼쳐지던 친환경차 시장 경쟁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도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BMW는 지난해 11월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충전식 하이브리드카 ‘530Le’를 선보인 뒤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충전식 하이브리드카 ‘LF쏘나타 PHEV’를 내년에 중국 시장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임기택 SK이노베이션 중국법인 신사업팀장은 “올해부터 중국 내 자동차 업체들이 판매하는 차량에 대한 평균 연비 규제가 강화돼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중국 시장에 친환경차 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연비 기준을 맞추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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