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쌍용차 회장에게 공개 서한

입력 2015-01-13 15:54
<p> • 심상정 의원이 지난12월24일 쌍용차 평택공장을 방문했다.(사진:심상정 의원 홈페이지) </p>

<p>쌍용자동차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티볼리 출시 행사에 참석한다. 오늘 쌍용자동차 신차 발표회 참석 후 내일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굴뚝농성 중인 평택 공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p>

<p>정의당 관계자는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을 통해 쌍용차 사태가 해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 사태의 해결은 쌍용차측의 결자해지만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p>

<p>이에 정의당 환노위 심상정 의원은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해 12일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 방한에 맞추어 공개서한을 전달했다.</p>

<p>아래는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께 드리는 공개서한 전문이다.</p>

<p>아난드 마힌드라 회장께.</p>

<p>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심상정입니다. 쌍용자동차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차 '티볼리' 출시에 맞춰 저는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의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입니다.</p>

<p>기억하시겠지만 지난 2013년 11월, 저와 동료 국회의원들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들의 복직을 요청하기 위해 인도에 방문해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마힌드라 그룹을 소개하면서 '존경과 신뢰의 기업으로 인정받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쌍용자동차는 마힌드라 그룹의 미래에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이 발언은 제게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습니다.</p>

<p>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쌍용자동차의 미래와 가치에 대해 말했다면, 당시 함께 배석했던 파완 고엔카 쌍용자동차 이사회 의장은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를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해고자들의 복직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파완 코엔카 의장은 '경영환경과 법적인 상황 등을 지켜보고 있지만 법적인 결과에만 의존하지 않고 신뢰형성이라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큰 틀에서 2014년 말까지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였습니다.</p>

<p>마힌드라 그룹의 메시지는 저와 동료 국회의원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성과였으며, 쌍용자동차가 겪은 갈등과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곧 마련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p>

<p>'소송에서 이기는 것은 지는 것이고, 지는 것은 죽는 것과 매한가지'라는 인도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마힌드라 경영진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가 소송의 승패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p>

<p>지난 해 11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대법원 소송에서 해고자들은 패소했지만, 복직을 간절히 원하는 이들은 굴뚝농성과 오체투지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회사의 정책에 반대한 사람들이 아니라 함께 살기를 원했던 사람들입니다. 쌍용자동차가 미워서가 아니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쌍용자동차를 떠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p>

<p>이제 이들을 끌어안아야 합니다. 신차 개발을 위한 1조 원의 투자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우선되어야 할 것이 바로 사람에 대한 투자, 신뢰에 대한 투자입니다.</p>

<p>70미터 고공에서 차디찬 칼바람을 맞고 있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다시 땅을 밟을 수 있도록, 기업 노조와 쌍용자동차 지부가 함께 마주 앉아 해고자 복직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의 결단이 필요합니다.</p>

<p>저와 국민들은 쌍용자동차가 정리해고와 격한 투쟁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존경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신차 출시는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그리고 우리 국민들 모두에게 '신뢰형성'의 중요한 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예로 지난 2001년 한국의 대우자동차(현 한국GM)가 1725명을 정리해고 했지만, 그 이후 2006년 5월 복직 희망자 전원이 복직해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준 바 있습니다.</p>

<p>2015년, 이제는 쌍용자동차 차례입니다.</p>

<p>쌍용자동차 정상의 길에 라스트맨(last man)들이 남아 있습니다.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감동은 국민들의 선택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함께 정상에 올라 쌍용자동차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쌍용자동차의 닫힌 공장 문을 열고 그들을 안아줄 수 있는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의 포용력 있는 결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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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정책뉴스팀 장순관 기자 | bob@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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