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이 한국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12일(현지시간) 북미국제오토쇼가 열리고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 시내의 식당에서 열린 GM 글로벌 미디어 만찬에서 스티븐 제이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최근 6∼7년 사이 너무 많이 올라버린 인건비"라며 "이는 한국GM 뿐만 아니라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조 문제도 경쟁력 저하의 요인으로 꼽았다. 제이코비 사장은 "매년 열리는 임금협상은 너무 소모적"이라며 "특히 임금협상은 1년마다, 임금단체협상은 2년마다 한 번씩 하는데, 노조위원장은 2년마다 바뀌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고 서로 신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예를 들었다. 그는 "독일의 노사협상은 비밀을 철저하게 지키며 회사가 위기일 때는 노조가 협상 여지를 많이 열어두고 양보도 한다"고 전했다.
독일 출신인 제이코비 사장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태평양, 중동 내 100여 개 이상의 국가와 이들 지역의 GM 사업장을 총괄하고 있다.
제이코비 사장은 그러나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활발하고 수입차의 성장도 빨라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연간 500대를 파는 캐딜락의 판매량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댄 아만 GM사장은 지난해 한국GM의 수출물량이 15만대 가량 감소한 데 대해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 탓도 있지만, 한국GM의 비용 경쟁력 악화와 환율 등의 영향도 컸다"고 말했다.
한국GM은 GM본사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한 이후 해외 판매량이 24.4% 나 줄었고 군산공장 가동률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아만 사장은 한국 GM에 대한 생산 물량 배정 확대와 관련, "비용 경쟁력을 감안해야 하는데, 과거만큼 생산기지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GM은 GM글로벌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도 "추가 생산 물량을 유치하려면 한국GM이 인건비 등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해관계자(노조)의 협조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찬에는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와 앨런 베이티 GM 북미사장 등 GM의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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