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가입자 700만 넘보는 알뜰폰…"이젠 LTE 시장이다"

입력 2015-01-13 07:00
통신·인터넷

1년 새 가입자 두 배 늘어
전체 이통사 가입자의 7.9%

우체국, 상품 30종으로 확대

"이용자 보호 이통사 수준 향상"
미래부 가이드라인 발표


[ 김태훈 기자 ]
비싼 휴대폰 요금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올해는 알뜰폰 가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동통신 3사에 비해 최대 50% 저렴한 요금제에 가입해 통신비를 줄일 수 있어서다. 지금까지 알뜰폰에 가입하려고 해도 꺼림칙한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과장 광고가 심하고 업체들도 영세한 곳이 많아 믿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458만명. 1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7.9%가 알뜰폰을 사용한다. 가입 편의성과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작년 말 ‘알뜰폰 이용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시행했고 우체국은 판매 대행하는 알뜰폰 상품을 18종에서 30종으로 확대했다.

○올해 가입자 700만 돌파 기대

알뜰폰은 통신망을 직접 깔지 않고 기존 네트워크를 빌려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관련 사업자들은 망 투자와 운영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통 3사에 비해 30~50%가량 저렴한 요금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다. 막대한 네트워크 투자비용 때문에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이통시장의 담을 낮춰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알뜰폰 가입자는 2011년 말 40만명에 불과했지만 2012년 127만명, 2013년 248만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300만, 400만 고지까지 한꺼번에 돌파했다. 참여 업체와 요금 상품이 늘어나고 정부도 우체국을 통해 판매를 대행해주는 등 지원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가입자 700만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알뜰폰은 최신 스마트폰이 꼭 필요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많이 사용한다. 미래부가 2013년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를 조사한 결과 50대 이상 장년층 가입자가 전체의 61.8%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4.2%로 가장 많았다. 통화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입자가 많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가입자 1인당 매월 납부한 평균 요금(1인당 평균매출액·ARPU)을 비교하면 알뜰폰이 1만1948원으로 이통사 평균 3만1263원보다 61.8% 적었다.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알뜰폰 가입자 3만명의 월평균 통신비 납부액도 1만6712원에 불과했다.

○우체국 알뜰폰 상품 30종으로 확대

지난 6일부터는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알뜰폰 상품이 30종으로 늘어났다. 우체국 알뜰폰에는 없던 청소년 전용 요금제가 처음 선보였고 위약금 없이 해약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았던 ‘무약정 반값 요금제’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우체국을 운영하는 미래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판매를 대행하는 알뜰폰 사업자 수를 6개에서 10개로 늘린 결과다.

청소년 전용 요금제(온세텔레콤 안심케어 22)는 월 기본료 2만2000원에 KT LTE망을 이용할 수 있다. 기본 750메가바이트(MB) 용량의 데이터를 주고 추가 충전 때는 부모 동의를 받도록 했다. 비슷한 혜택을 주는 월 3만4000원대 이통사 요금과 비교할 때 30% 이상 싸다.

기본료가 저렴한 상품도 많아졌다. 월 900~1200원의 기본료를 내고 통화량만큼 후불로 내는 상품들이다. 전화 거는 것보다 받는 일이 더 많은 사람에게 유리하다.

가입신청서를 하나의 양식으로 통일했고, 인터넷우체국 홈페이지에서 사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자동으로 고를 수 있어 보다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다.

○LTE 시장도 노린다

알뜰폰 업체들은 새해 들어 이통사들이 주도하는 최신 서비스 4세대 이동통신(LTE) 상품도 확대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은 전체 요금제의 절반인 33개의 LTE 요금제를 선보였다. 최근 일본 소니의 엑스페리아 Z3 100대를 시험적으로 들여와 내놓는 등 단말 선택폭도 넓혔다.

SK텔링크, 미디어로그 등 대기업 계열사는 물론 유니컴즈, 에넥스텔레콤 등 중소사업자도 LTE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부는 작년 말 가입자 유치, 서비스 제공 등 각 단계에서 이용자 보호를 위해 지켜야 할 사항을 담은 ‘알뜰폰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민원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알뜰폰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이용자 보호 수준을 높이려는 취지다.

미래부는 가이드라인을 알뜰폰 사업자들의 이용자 보호 관련 법령 위반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법 위반 사업자 제재 때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사업자와 그렇지 않은 사업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차별화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이용자 보호 업무처리 절차와 약관을 보다 이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하도록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의 이용자 보호 수준을 이통사 수준까지 향상시켜 신뢰를 높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이라며 “상반기 중 알뜰폰 사업자들의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이에 맞지 않는 업무처리 절차와 약관을 개선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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