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드림' 품었던 미디어株, 중간 성적표 열어보니

입력 2015-01-12 14:29
[ 박희진 기자 ]
기회를 찾아 '만리장성'을 넘었던 미디어주(株)들이 하나둘씩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있어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순한 중국 모멘텀(상승 동력)이 아닌 중간 성적표를 바탕으로 옥석을 가려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CJ CGV·제일기획, '기회의 땅' 중국에서 好好

최근 중국 진출 성적과 관련해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곳은 CJ CGV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CGV의 중국 영화시장 점유율은 2.0%로 8위권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2017년 CJ CGV가 완다, 진이, 차이나필름그룹(CFG)에 이어 4대 중국 멀티플렉스에 올라 설 것으로 보고 있다. CJ CGV는 2006년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최초로 중국에 진출해 현재 중국 내 총 34개 극장을 운영 중이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중국 투자의 과실이 점차 실현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현재 중국 8위권 업체 중 CJ CGV는 출점여력 3위, 상영관 입지 3위, 전국 커버리지 7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중국법인이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서면서 이익 기여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 투자 초기 발생한 손실로 지난 3년간 이익은 500억원대 초중반에 머물렀지만, 올해부터는 이익이 본격적인 레벨업 구간에 들어설 전망"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6.4% 증가한 694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침체된 국내 광고시장에서 대륙으로 눈을 돌린 제일기획도 중국 시장 정착이 가사회되고 있다. 지난해 제일기획 중국 사업의 영업총이익 비중은 23%로 본사 다음으로 높았다.

제일기획은 중국에서 국내 기업의 광고대행 뿐 아니라 알리바바 등 현지 대형 광고주를 확보하고 있어 사업 성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은 전세계 주요 광고시장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현지 광고주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2~3년 이내 중국이 제일기획의 최대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SBS콘텐츠허브, '피노키오' 판가 1년새 10배 '껑충'

SBS 방송콘텐츠의 국내외 유통을 담당하는 SBS콘텐츠허브도 중국 진출 노력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을 제치고 국내 드라마 수출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SBS콘테츠허브의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진단했다.

신건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부상은 판권 상승에 기인한다"며 "'별에서 온 그대' 이후 국내 드라마의 판권이 급등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수출된 '피노키오'의 경우 회당 28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1년 전인 '상속자들' 대비 중국 내 판권 가치가 약 10배 뛴 셈이다. 판권 상승에는 한류 열풍과 함께 최근 계약구조가 연간 시간단위에서 드라마당 가격협상으로 변경된 점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내 판권 가격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중국 내 모바일 매체를 통한 영상콘텐츠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중국 플랫폼 사업자들의 공격적이 콘텐츠 조달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SBS콘텐츠허브의 모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도 프로그램 공동제작에 나서며 중국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BS미디어홀딩스는 단순 프로그램 포맷 수출이 아닌 중국판 런닝맨 등 공동제작 형태로 중국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며 "중국판 런닝맨의 흥행성공으로 입지가 상승해 향후 공동제작 프로그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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