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는 11일(현지시간) 전 세계 40여명의 정상급 지도자와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파리 테러를 규탄하고 공격당한 잡지사 샤를리 에브도에 연대를 표명했다. 이날 역사적 거리행진은 유럽 지도자들과 세계 각국 대표들이 함께했다. 맑은 날씨 속에 펼쳐진 행진에서 시민들은 '내가 샤를리'라며 반(反) 테러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행진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등 세계 34개국 정상들이 참가했다.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터키의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와 도널드 투스크 신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옌스 슈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등 주요 인사도 함께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냉전' 중인 미국과 러시아에서 에릭 홀더 법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최고지도자를 대신해 자리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오늘은 파리가 세계의 수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전체는 더 나은 것을 향해 일어섰다"고 말했다. 지도자들은 1분간 묵념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서로 팔을 건 채 '연대' 의지를 표현하며 행진했다.
참석 인파가 몰린 파리 시내 레퓌블리크 광장에는 "내가 샤를리다"라는 구호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7일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로 '샤를리 에브도' 기자 등 12명이 숨진 뒤 처음으로 맞는 일요일인 이날 집회가 열린 광장은 시민으로 가득 찼다. 외신들은 100만∼150만 명이 운집했다고 보도했다.
거리에는 '이슬람은 평화이지 야만이 아니다' 등의 구호가 적힌 대형 현수막과 인종주의, 파시즘에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리용, 보르도, 마르세이유 등 파리를 제외한 프랑스 전역에서도 60만 명 이상이 별도로 행사를 열어 역사적 행진의 무게를 더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이 수년 동안 지속할 것"이라며 경계를 당부했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오늘 우리는 모두 프랑스에 함께 있다" 며 "유럽은 테러에 맞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홀더 미국 법무장관도 미국은 이런 극단주의 테러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각별히 '외로운 늑대'의 테러에 유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뤼셀, 런던, 마드리드, 뉴욕, 카이로, 시드니, 스톡홀름, 도쿄 등에서도 같은 행사가 열렸다.
브뤼셀에선 1만 명 이상이 모여 테러 규탄 의지를 밝혔다. 시드니에서는 500명이 "내가 샤를리다"며 테러 대응 전선에 함께했다. 도쿄에서도 주로 현지에 거주하는 프랑스인 수백 명이 모여 국가를 부르고 묵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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