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우승 '들러리' 그만!…日서 골프인생 2막"

입력 2015-01-11 21:11
수정 2015-01-12 03:59
글프 스타, 도전! 2015 (4) 일본 무대 '정벌'나선 김하늘

지난주 하이트진로와 후원 계약 맺고 새출발
지난해 루키들 기세에 밀려 준우승만 5차례
"일본선 아직 어린선수…예절교육 깊은 인상"


[ 한은구 기자 ]
올해부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하늘(27)이 지난주 하이트진로와 후원 계약을 맺고 ‘제2의 골프 인생’을 시작했다. 2011~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김하늘은 지난해 다섯 차례 준우승을 하며 상금랭킹 9위에 올라 나름대로 ‘이름값’을 했지만 김효주와 ‘루키’ 백규정 김민선 고진영 등 1995년생들의 대활약에 빛이 바랬다.

최근 경기 용인시 남부골프연습장에서 만난 김하늘은 “지난해 신인들이 매우 잘해 우승 경쟁을 하다가 ‘쟤들이 또 하겠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주변에서 ‘노장 선수’로 여기다보니 스스로도 끝나가는 선수 같아 목표도, 희망도 희미해졌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김하늘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일본 도전을 목표로 세웠다. 시즌 도중 짬을 내 일본을 오가며 퀄리파잉스쿨(시드전) 1차 예선부터 참가했다. 1차 예선에서 2등, 2차와 3차 예선은 모두 1등으로 통과했다. 출중한 실력으로 예선을 통과했으나 탈락에 대한 심적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최종 4차전에서 13위로 합격한 김하늘은 “내 생애 그렇게 골프를 간절하게 쳐본 적이 없었다”며 “떨어지면 창피하고 자신감도 잃어버릴 것 같은 부담감이 떠나질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국내에서는 세미프로테스트를 통과한 뒤 2부투어 상금랭킹 2위에 올라 1부투어 출전권을 획득한 터라 시드전은 처음이었다. 김하늘은 “마지막 홀을 마치고 들어오면서 아버지가 ‘수고했다’고 말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며 “이런 대회를 다시 해야 한다면 골프를 안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하늘은 일본 시드전에서 자신감도 얻었다. “나흘간 만난 일본 선수들 가운데 저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는 딱 한 명이었어요. 마흔다섯 살 된 선수가 저더러 몇 살이냐고 묻길래 스물여섯이라고 했더니 ‘가와이(귀엽다)’라고 하더군요. 제게 아직 골프 칠 날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깨닫고 골프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김하늘은 지난해 말 시드전 합격자를 대상으로 일본에서 열린 ‘루키 세미나’를 다녀왔다. 2박3일간 진행된 세미나는 철저한 예절 교육이었다. 정장을 입은 채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교육 내용은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는 법, 걷는 법, 젓가락질하는 법, 나무젓가락 뜯는 법, 포도씨 뱉는 법, 서서 식사하는 요령 등 상상도 못한 것들이었다.

“처음에는 ‘뭐 이런 걸 배우나’ 하고 짜증이 났습니다. 그런데 배우다보니 오히려 일본에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더군요. 서서 밥을 먹을 때는 항상 손님들과 인사할 수 있도록 오른손을 비워둬야 한대요. 또 나무젓가락을 한국식으로 세워서 뜯으면 안 되고요. 일본은 죽은 사람 앞에서 그렇게 한다는 거예요. 가로로 눕혀서 뜯어야 한다는 거죠. 어디 가서 이런 것을 배우겠어요.”

김하늘은 오는 15일 두바이로 전지 훈련을 떠난다. 훈련의 초점은 체력이다.

“예전에 거리를 늘리고 싶어 스윙을 교정했다가 망가진 적이 있어요. 그때 깨달은 것은 내가 가진 것을 다 버리고 스윙을 바꾸는 건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사실이에요. 바꾸는 것보다는 장점을 더 살리고 단점은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죠. 스윙 교정보다는 어프로치샷 기술을 연마해 손해를 줄이는 쪽으로 연습하려고 합니다.”

김하늘은 “지난해 우승 경쟁만 하고 우승을 못하니까 피로가 더욱 쌓였다”며 “올해는 힘들더라도 피로를 싹 풀어주는 우승을 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본에 가더라도 저를 알아봐주고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 국내 대회에도 여러 차례 나오겠다”며 “일본에서 시작하는 ‘골프 인생 2막’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 김하늘의 원포인트 레슨
10m 간격 아이언 선택…5m 단위는 그립으로 조절

김 하늘은 ‘아이언샷의 귀재’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아이언샷의 정확도를 보여주는 그린적중률에서 74.07%로 12위에 올랐다.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해 아이언샷 팁을 요청하자 김하늘은 “자신의 정확한 아이언 거리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들은 같은 거리에서 여러 개의 공을 쳐 샌드웨지부터 드라이버까지 거리를 파악해 둔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마추어는 연습장에서 표시된 거리를 보고 자신의 거리를 대충 짐작한다”며 “하지만 그 거리 표시도 제대로 된 것이 아니어서 정확한 거리를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하늘은 “아마추어들은 7번 아이언 거리만이라도 정확하게 알아두는 게 좋다”며 “7번을 기준으로 10m 짧으면 8번, 길면 6번 아이언을 선택하는 식으로 거리를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5m 단위는 스윙 크기로 조절하는 것보다 그립을 4㎝가량 짧게 잡고 편안하게 풀스윙해서 컨트롤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