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분양가 상한제 폐지효과, 미분양 매매 '활기'

입력 2015-01-08 16:02
수정 2015-01-08 16:19

[ 김하나 기자 ]부동산 3법 통과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소식에 미분양 아파트들의 매매가 활기를 보이고 있다.

오는 4월부터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확실시되면서 앞으로 분양될 아파트들은 분양가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더군단다 건설사들도 신규 분양을 4월 이후로 연기하는 움직임까지 있다보니 가격적인 장점에 기존의 미분양 아파트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시장은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며 매매시장은 8주째 하락세를 멈췄고, 전세시장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미분양을 남았던 아파트들은 팔리는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 앞으로는 조합원 부담을 낮추는 대신 일반 분양가를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0일 샘플하우스를 오픈 한 월계동의 '꿈의숲 SK뷰' 아파트는 크리스마스였던 25일에 말 그대로 계약 대박을 쳤다. 평일 기준 약 50명, 휴일 기준 약 100명 방문하던 샘플하우스에 200명 가량이 방문했다. 이 중 10명이나 방문과 동시에 계약을 했다.

이후에도 매일 200명 가까이 방문하며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에 한 건의 계약도 어려웠던 이 아파트는 최근 2주간 34건이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분양 관계자는 “그 동안 '꿈의숲 SK뷰'의 분양가를 비싸다 생각하고 추가 할인혜택 등을 기대하며 관망세를 보이던 인근 수요자들이 분양가가 올라갈 것이 예상되자 적극적으로 계약에 나서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라면 곧 분양마감이 임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건설은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 '꿈의숲 SK뷰' 잔여물량을 분양 중이다. 월계동에 2006년 이후 8년만에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다. 3.3㎡당 평균분양가는 1400만원 대다. 계약금 5%,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주고 있다. 지하 2층~지상 20층 6개 동 규모로, 실수요자들의 선호도 높은 전용 59·84㎡형 504가구로 구성된다. 전용면적 59㎡는 계약 마감됐고 현재 84㎡형이 분양되고 있다. 지하철 1·6호선 석계역의 더블역세권이다.

송파구 신천동에서 분양중인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역시 지난해말부터 계약에 불이 붙었다. 그 동안 가계약만 걸어놓고 차일피일 미루던 수요자가 정계약 전환을 했다. 이 아파트는 3.3㎡당 2000만원대 초반의 가격으로 10억 이상의 고가 아파트라 수요층이 한정됨은 물론, 현재 잔여물량은 1건뿐이라 정계약 전환의 의미는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강동구에서 분양중인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역시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부동산 3법 처리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덕동 일대 재건축(주공) 단지들의 분양가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 수요자들이 계약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분양대행사 디비아이엔지 임성수 대표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소식에 상담 예약 고객이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주말마다 상담고객이 40~50여팀 정도로 평소의 2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인 '강서 힐스테이트' 는 마감을 앞둔 상태다. 바로 입주할 수 있는 단지인데다가 방학이사철을 맞아 예전보다 전화 문의가 2~3배 늘었다. 특히 이 단지는 대형(전용면적 128㎡) 위주로 미분양이 남아있음에도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현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계약을 하고 간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얘기다.

분양 관계자는 "대형을 찾는 수요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매매에 대한 니즈가 확고하다는 뜻"이라며 "시장이 본격적인 기지개를 피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