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oto & graphic / 이다영 기자 <p>의원들이 장관에게 삿대질하는 모습이 매체에 단골로 등장한다면 국정감사 시즌이라는 방증이다. 분리국감 무산부터 부실국감까지, 논란이 잦았던 2014년 국감이 끝난 지도 3개월이 지났다. 2015년에는 국정감사제도에 대한 지적들이 개선된 모습을 볼 수 있을까?</p>
<p>甲甲한 문제들
국정감사는 국회의 국정견제권한으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명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불리운다. 현 제도는 유신헌법 당시 사라졌다가 1987년 10월 헌법이 개정됨에 부활했다. 나라살림의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해 행정부를 견제하려는 의도이며 우리나라에만 있는 입법감시제도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상임위원회 및 본회의 의결로 처리요구사항이 담긴 국정감사결과보고서를 채택하게 되어있다.</p>
<p>2014년 국감은 사상 최대 피감기관인 672곳을 감사했다. 이어 세월호법 합의가 실패되고 첫 분리국감시행이 무산되자,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여름휴가도 반납하며 비상대기했다. 피감기관들은 국감시즌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자료요구를 받고 있다. 국회의 모 의원실은 막대한 자료 요구가 입법부의 권력 남용이라며 자율적인 자제를 지향하나, 입법기관의 자료요구는 규제가 희미한 실정이라 드문 사례라 볼 수 있다.</p>
<p>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은 작년 국감의 실망스러운 점으로 소리지르기와 막말하기, 면박주기 등의 말싸움만 되풀이한 3주였다고 혹평했으며, 법률소비자연맹은 2012년까지 최근 5년간의 모든 상임위를 포함해 514개의 정책 사안에 1,703회나 반복된 질의를 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보건복지위원회는 111개의 사안에 대해 369개사안이 중복됐고 정무위도 55개 사안에 대해 188개가, 외교통상통일위도 54개에 사안에 186개 질의를 되풀이했다.</p>
<p>2015년 국정감사는 개선될까</p>
<p>한국갤럽에서 2014년 국정감사 평가를 여론조사했더니 응답자의 59%는 '전혀, 별로 없었다.', 16%는 '많이, 어느 정도 있었다.'라고 답했고 28%는 의견을 유보했다. 개선할 점으로는 '상호 비방 자제'(14%)를 가장 많이 꼽았다. '형식적인 데서 탈피/실질적 대책 필요'(10%), '의원 준비/자질 부족'(10%), '국민, 민생에 더 신경 쓸 것'(8%), '당리당략, 정파 이익을 넘어설 것'(7%) 등을 지적했다.</p>
<p>국회의원 한 명당 질의 시간은 15분. 이 짧은 시간 동안 1년 치 의정활동을 국민에게 평가받게 된다. 그러니 정부정책 감사기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이슈적인 변수에 쉽게 영향받는다. 각 정당은 자체적인 국정감사제보센터나 의원들은 개별적인 제보를 받고 있지만, 국감 현장에서는 지역구 민원처리로 전락하는 질의들도 속속 발견된다.</p>
<p>비영리단체 국민사랑의회는 피감기관장들의 성의없는 답변과 각 분야 전문성이 결여한 것을 지적했다. 블로그를 통해 '질문 논점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의원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로 일관하던 기관장도 많았다'면서 '질의 시간만 무사히 넘기고, 오늘 국감만 무사히 넘기고, 그렇게 올해의 국정감사를 무사히 넘기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 작년에 지적된 부분을 전혀 시정하지 않은 기관들도 다수 보인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관에 정말 전문성을 가지고 임용되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사업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기관장도 있었다'고 덧붙였다.</p>
<p>위 평가는 국감 조사담당자, 피감기관장들의 전문성이 취약함을 보여준다. 한편, 작년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서 배우 송혜교의 세무조사 의혹이 제기되자,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간사는 송 씨를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하자며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처럼 의원들의 질의는 정책지향적인 감사보다 정치적 비리같은 언론 눈에 띌만한 자극적인 이슈에 치중되고 있다.무리한 증인 채택으로 질문조차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증인들이 속출하는 것은 국민이 입법부의 감사활동을 권력남용이라며 저어하는 측면이다.</p>
<p>또한, 국감이 끝나면 결과들은 연말 예산 책정과 각종 법안 심의에 반영해야 하나 감사결과보고서가 지연 처리되기 일쑤다. 감사 후 의원들의 행정부 이행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것도 충실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국정감사제도는 순기능을 되살릴 A/S가 시급하다.</p>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이다영 기자 | ties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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