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내외 악재에 '시계제로'…증권업계 "1850까지 대비해야"

입력 2015-01-06 15:05
[ 한민수 기자 ] 코스피지수가 장중 1900선을 내준 6일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코스피 급락은 대외적인 악재를 1차적인 요인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뉴욕 증시 급락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그렉시트)로 인한 유럽 증시 부진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31.34포인트(1.86%) 급락한 1만7501.6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83%와 1.57% 밀렸다.

국제유가 급락이 에너지 관련주 및 지수의 하락을 불러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2.65달러(5%) 하락한 50.0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장중 한때 49.77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유럽 증시도 2% 이상 급락했다. 유가 하락과 함께 그렉시트 우려가 고조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2.15% 하락한 333.99에 거래를 마쳤다. 그리스 증시는 5.63% 폭락했다.

오는 25일 치러질 그리스 조기 총선에서 급진좌파인 시리자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리자당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구제금융 제공으로 인한 긴축 정책과 경제 개혁 조건 철회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 1850선까지 추가 하락 대비해야

산적해 있는 대외 변수들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의 1850선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판단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코스피지수 추이를 비춰봤을 때 1880선이 현재 지지선"이라며 "그러나 대외 악재가 계속돼 이 지지선이 붕괴된다면 1850포인트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1분기 코스피지수의 저점을 1850선으로 본다"며 "다양한 글로벌 변수들이 불안한 상황이라 1분기 코스피지수의 추세적인 상승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미국의 지난해 2,3분기 경제지표가 너무 좋게 나와, 연초 발표되는 4분기 지표는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컸다는 설명이다. 또 그렉시트 우려와 달러 강세의 지속도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고 봤다.

이 센터장은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도 모멘텀(상승동력)을 제시할 정도로 좋을 것같지 않다"며 "1900선 밑에서는 매수 관점이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1900선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약 1배로, PBR 1배 밑에서는 코스피지수가 반등했었다는 학습효과가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 중소형주·낙폭과대주 중심 대응 필요

현재 상황에서의 매수는 중소형주와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진행하라는 주문이다.

김영준 센터장은 "최근 7년간 1월에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좋았다"며 "실적 시즌인만큼 실적 동력이 있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기호 센터장은 "연말 배당투자 자금이 청산된 옵션만기 이후에는 대형주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며 "낙폭이 과대한 경기민감 대형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매수는 단기적 관점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승우 센터장은 "일정 수준의 반등이 나오면 차익을 실현하는 단기매매 관점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코스피지수의 상승추세 전환을 위해서는 우선 기업들의 4분기 실적발표가 완료돼야 하고, 유가 등 글로벌 변수들이 안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변수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1분기에 의미 있는 상승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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