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5'가 6일 개막하면서 벌써부터 국내 증시 수혜주(株)들이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CES에 부각된 수혜주에 지나친 기대감을 갖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CES가 올 한해 정보기술(IT) 업계를 전망하는 '안내자' 역할을 띠고 있는 만큼 기술적 성공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CES 수혜주로 조명됐던 UHD(초고화질) TV, 웨어러블 디바이스(착용가능한 전자기기), 스마트자동차 관련주 대부분의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 퀀텀닷·사물인터넷 관련株 CES 부각에 주가 '들썩'
올해 CES의 최대 화두는 '퀀텀닷(양자점) TV'와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이다. 국내 기업 중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단연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이 같은 전망에 이들 기업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주가는 벌써부터 달궈지고 있다. 퀀텀닷 관련 삼성전자에 편광필름을 공급하는 미래나노텍은 최근 2거래일동안 주가가 15% 가량 급등했다.
또한 LG전자의 신제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 실리콘웍스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사물인터넷주(株)의 주가 들썩임은 더 심하다. 삼성전자가 향후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과 관련해 이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타이젠 OS를 적용한 스마트TV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관려주인 모다정보통신, 코맥스 등은 이미 최근 한달간 주가가 50% 안팎으로 '랠리'를 펼치고 있고, 효성ITX, 다산네트웍스, 에스넷, 유비쿼스, 케이엘넷, 로엔케이 등도 최근 일제히 오름세다.
◆ 지난해 CES 조명 'UHDTV·웨어러블·스마트카' 관려株 주가 줄줄이 뒷걸음질
하지만 정작 지난해 CES 수혜주로 평가 받았던 UHD TV,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자동차 관련주들의 주가는 대부분 뒷걸음질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CES에서 초고화질TV 관련주로 주목 받았던 AP시스템, 로체시스템즈, 아이씨티 등은 연초 대비 주가(지난해 1월2일 종가 대비 12월30일 종가)가 모두 30% 넘게 추락했다. 참엔지니어링, DMS, HB테크놀로지 등도 20% 이상 급락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전시회에서도 수혜주로 꼽히고 있는 미래나노텍은 지난해 주가가 13.81% 하락했다. 또한 티엘아이와 루멘스는 각각 13.65%와 29.22% 떨어졌고 서울반도체는 50.06%나 급락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관련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모바일 단말기 솔루션업체 디오텍과 모듈 제조사 한솔테크닉스는 지난해 주가가 각각 27.13%와 23.43%씩 떨어졌다. 연성인쇄회로기판업체 인터플렉스와 파트론도 각각 19.70%와 12.31% 내렸다. 잉크테크는 무려 41% 가량 급락했다.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하는 등 스마트자동차 관련주들도 연초 주목을 받았지만 포스코 ICT, 유비벨록스, 동부하이텍 등 수혜주로 점쳐졌던 종목들의 주가가 모두 지난해 뒷걸음질쳤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CES는 IT 업체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일부를 시장에 알리는 수준의 행사로 당장 올해 실현 가능한 일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맞지 않다"며 "일부 관련주의 경우 주가가 실적 뒷받침 없이 과도하게 오르는 모습이어서 투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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