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대형마트의 우유 진열대 /이다영 기자 <p>작년 베이커리 업계를 왈칵 뒤집은 효자상품은 '순우유'였다. 뚜레쥬르의 '빵속의순우유' 제품은 출시 석 달만에 200만 개 판매를 돌파해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전지현의 쌩얼케이크로 유명한 파리바게트 '순수(秀) 우유케이크'도 출시 2주 만에 10억 원의 매출을 돌파하면서 판매 1위에 올랐다. 케이크 매출 1위가 바뀌기는 2004년 치즈케익 이후 처음이다.</p>
<p>순우유 상품들의 연이은 히트와는 달리 낙농업계는 암울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낙농진흥회 이근성 회장은 '작금의 원유수급 상황은 2002년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며 신년사를 시작했다.</p>
<p>낙농업계에도 봄은 오는가</p>
<p>낙농진흥회는 1월 일평균 250톤의 잉여원유가 발생하고, 처리할 수 없는 잉여원유는 약 145톤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p>
<p>진흥회는 지난해 말, 농가에 생산안정을 위해 11년망에 원유 감산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착유량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조합원 1명당 젖소 3마리씩 도축하기로 했다. 조합원 소유의 젖소 6만 7000마리 중 6400마리를 도축해야 하는 실정이다. 조합은 도축되는 젖소 1마리당 20만 원씩의 장려금을 지급할 예정이지만 축산농가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정부 대책을 기다리고 있다.</p>
<p>2014년 12월, 낙농진흥회는 동절기 잉여원유 급증을 우려해 국제경쟁가능가격(분유용 399원/ℓ, 치즈용 320원/ℓ)으로 공급하는 용도별 공급분 잉여원유에 대하여 우유업체로부터 공급신청을 받았으나, 예상보다 신청량이 저조했다.</p>
<p>이 과정에서 일부 우유업체는 잉여원유를 무상으로 줘도 받을 여력이 없다는 통보를 해왔고, 잉여원유를 해소하기 위해 농식품부에 한시적으로 용도지정을 해제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잉여원유는 분유나 치즈로 처리해야 하지만 우유업체의 분무시설 능력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태여서 어떻게든 원유를 폐기하는 상황만은 막아보려는 임시조치였다.</p>
<p>이에 앞서, 12월 중순에는 낙농진흥회 원유감축안 통과를 놓고, 낙농단체 간 갈등이 전국 진흥회농가들의 법적소송 제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국 진흥회농가로 구성된 소송인단 594명이 12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낙농진흥회를 상대로 집단소송 '낙농진흥회 이사회 서면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p>
<p>진흥회 농가들은 '농가 간의 형평성 및 유업체 계약량 축소에 대한 대안을 정부와 진흥회에 요구했으니 이를 묵살당했다'면서 '낙농수급조절협의회가 정한 원칙마저 위배하면서 원유감축안을 서면결의를 통해 날치기 통과했으며, 이 과정에서 정부와 진흥회가 유업체를 동원해 원유생산 감축 합의서를 받고 이와 관련 유가공협회는 진흥회 원유감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집유를 중단하겠다'며 사실상 낙농가를 압박했다고 사건 경위를 밝혔다.</p>
<p>한편 한국낙농육우협회 손정렬 회장은 '장관 면담을 두 차례 요구했으나 농식품부가 묵살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진흥회는 진흥회농가의 집단소송이 곧 민심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p>
<p>뜬금없는 북한 분유지원 해프닝</p>
<p>지난 2일, 박근혜 정부가 북한에 400억 규모의 식량지원을 추진중이라는 MBN 단독 보도가 있었다. 분유 총 4000 톤을 북한으로 보내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재원은 5.24조치로 직접 지원이 금지된 만큼 민간단체를 통한 방식과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관계 부처 협의가 진행중이라는 구체적인 보도였다.</p>
<p>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4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강력히 반발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북한에 분유 400억 원을 퍼 주려 한다는 헛소문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며 '낙농가에서 남는 분유를 북한에 지원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건의를 했을 뿐'이라며, 정부에서는 어떤 계획이나 결정을 한 게 전혀 없다고 밝혔다.</p>
<p>안티 우유, 대응 방안은?</p>
<p>지난 달, IDF korea 심포지엄에서 '안티-우유'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마련하고, 우유의 기능성을 다시 고찰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영유아·어린이·청소년에 건강상태에 따른 다양한 유제품의 역할(정지아 매일유업 이사) ◊우유살균을 활용한 낙농산업 증대(서건호 건국대 교수) ◊우유거부 선동의 현실과 향후 대응방안(윤성식 연세대 교수) ◊우유의 기능성 성분에 대한 고찰(이홍구 건국대 교수) 등의 주제발표가 있었다.</p>
<p>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손정렬)는 지난해 11월15일 OBS '우유 한잔의 진실'과 11월 27일 MBC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된 '내 몸에 맞는 우유 사용법' 등을 통해 최근의 우유와 관련된 논란과 진실을 다뤘다. 방영된 방송은 우유자조금 관리위원회가 우유와 관련된 부정적 여론에 대응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었다.</p>
<p>윤명희 의원과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주최로 국회에서는 긴급 우유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토론회에서는 우유를 많이 마시면 암에 걸릴 수 있나, 우유가 아토피를 유발하나, 우유가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나, 우유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 없나, 우유를 하루 세 잔 이상 마시면 사망 위험 높아지나, 임신 중 우유 많이 마시면 아기에게 아연이 결핍되나, 우유에 항생제가 들어 있나 등이다.
이처럼 안티 우유에 대한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IDF Korea 특별기구 '우유사랑 과학포럼'과 같은 활동으로 학계와 산업 관계자들이 소비자에게 우유 음용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도 시급하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추진중인 농업분야 6차산업화를 낙농체험목장이 선도하느냐의 여부도 낙농업계의 희망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p>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이다영 기자 | ties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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