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부동산시장 트렌드는 'S·M·A·R·T'

입력 2015-01-05 07:01
소형 Small·모바일 Mobile·분양가 Apartment price·재개발 재건축 Redevelopment·교통 Traffic


[ 김하나 기자 ]
을미년(乙未年) 부동산시장은 똑똑하고 실속 있는 수요자들이 주도한다는 의미에서 ‘스마트(smart)’로 요약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분양시장을 이끌 트렌드로 △소형(small) △모바일(mobile) △분양가(apartment price) △재개발·재건축(redevelopment) △교통(traffic) 등 ‘스마트(S·M·A·R·T)’를 꼽는다.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값이 5년 만에 반등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실수요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전셋값 폭등과 월세 전환 가속화 등 임대시장의 불안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저금리 주택담보대출로 내 집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갖춘 데다 소형이더라도 공간을 충분히 넓게 설계한 합리적 가격대의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작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보여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아파트 매매시장 침체에도 청약통장 1순위 조건 완화로 인해 유망 분양시장은 뜨거울 것”으로 내다봤다. 청약 자격 완화 등 청약제도가 개편되는 가운데 분양시장에서는 인기 단지와 비인기 단지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전용 59㎡ 이하 소형 아파트 인기

부동산 경기침체와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주거 트렌드가 변하면서 올해도 소형 아파트가 분양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분양하는 단지마다 중소형 아파트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미분양 단지들도 중소형의 경우 순위 내에서 모집 가구수를 넉넉히 채우며 인기를 과시했다. 전용 59㎡ 이하 초소형 아파트들도 인기 행진에 동참했다. 삼성물산이 지난달 초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7구역에 공급한 ‘래미안 에스티움’에는 전용 39㎡와 49㎡의 초소형아파트가 포함돼 있었다. 이 초소형은 각각 4.40 대 1, 2.62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또 지난해 11월 GS건설이 서울 종로구 돈의문뉴타운 1구역에서 선보인 ‘경희궁 자이’에서도 전용면적 33㎡, 37㎡, 45㎡ 등 초소형 아파트가 공급됐다. 이 단지도 모두 1순위에서 모집가구수를 채웠다.

◆모바일 속 홈네트워크와 착한 분양가

최근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 중 하나는 모바일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활용 때문이다. 보안이 철저한 데다 관리비를 아껴주고 집 밖에서도 통제가 가능한 시스템이 새 아파트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에 공급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는 국내 최초로 블루투스 기술이 도입된 홈네트워크 시스템(스마트 네트워크 하스)과 화면전송기술인 미러링이 탑재된 ‘스마트 미러링 주방 TV’가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만 평균 71.6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선보이는 단지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든지 집안 내부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가구 내 전기, 가스, 수도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착한 분양가’도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다. 실수요자들이 신도시나 택지지구로 몰리는 이유 중 하나는 합리적인 분양가 때문이다.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등 택지지구는 도심 아파트 매매가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을 하다 보니 청약자들이 집중되고 있다. GS건설이 지난해 10월 위례신도시 A2의 3블록에 분양한 ‘위례자이’는 3.3㎡당 평균 1779만원에 공급됐다. 송파구 일대 아파트 평균 매매가(2000만원 이상)보다 저렴했다. 평균 140.3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수도권 기준 1위 청약 성적을 달성했다.

◆재건축·재개발과 교통 편리한 단지 인기

반대로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 열기를 모으는 곳은 도심 인기 지역에서 분양된 재건축·재개발 단지다. 이미 갖춰진 인프라에 교육 환경 등의 입지 여건이 호평을 얻으면서 높은 분양가에도 1순위 마감 행진을 나타냈다. 지난해 분양된 서울 반포의 ‘아크로리버파크 2회차’, 부산 장전동의 ‘래미안 장전’ , 경남 창원의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서울 북아현동을 비롯해 부산 대연동, 경남 창원 등 도심에서 신규 분양이 이어질 전망이다.

교통 여건은 아파트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교통 여건이 좋은 단지들의 청약 성적은 대체적으로 양호했다. KTX 개통으로 생활권이 넓어지면서 광명역, 천안·아산역 등 역사를 끼고 있는 단지들이 관심을 끌었다. 올해 말에는 수서발 고속철도(수서~평택 구간) 출발역인 KTX수서역이 완공될 예정이다. 올해는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이나 신안산선, 김포도시철도 주변 단지들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신분당선은 강남과의 접근성으로 경기 남부권 분양에서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