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 교총 회장 "학생들 性개방 풍조 위험수위…학교·가정 손잡고 인성교육 해야"

입력 2014-12-30 22:00
수정 2014-12-31 03:46
성경험 학생 평균 12.8세
학교폭력 못지 않게 심각
정부·사회도 관심 가져야
일부 교육감 '9시 등교' 주장
인기 영합하려는 교육정책


[ 정태웅 기자 ]
“학생들 사이에 성폭력과 성개방 풍조가 만연해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 학교와 가정이 함께 나서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사진)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교폭력 못지않게 학생들 사이에서 성폭력과 성개방 행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 10대 청소년 가운데 성경험이 있는 학생의 평균 연령이 12.8세로 낮아졌고 성경험이 있는 남자 중학생의 63.7%, 여자 중학생의 56.2%가 중학교 입학 전에 성관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교사의 32.2%가 학생 간 포옹을 목격하고 18%는 입맞춤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안 회장은 “사회가 바르게 유지되려면 미성년인 학생들에게 성인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며 “정부와 사회가 나서서 실태조사도 하고 올바른 사회 유지를 위한 캠페인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학부모의 관심과 가정교육이 필요하다”며 “학교와 가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학생 지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단체 등과 인성교육 실천 운동을 벌이고 있는 안 회장은 “그동안 인성교육 강화 활동을 해 많은 성과를 거뒀으며 앞으로는 성교육을 인성교육에 포함시켜 성이 2세를 낳는 고귀한 행위이자 책임이 따르는 것임을 일깨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최근 일부 교육청에서 시도하고 있는 9시 등교와 교장의 수업 참여 등 교육계 현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9시 등교로 학생들의 생활이 흐트러질 수 있는데 일부 교육감이 인기영합적으로 접근해 교육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장이 학교를 운영하기도 바쁜데 교사 역할까지 하라는 것은 잘못됐다”고 했다. 안 회장은 “과거 열린교육을 한다며 학교 담장을 허물고 교실 벽을 없앴다가 여러 폐해가 드러나 다시 복원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재정 낭비와 학생들의 혼란이 심했다”며 “교육정책은 시간을 갖고 실험을 해보면서 바꿔야지 직선제 교육감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려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근 불거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에 대해 안 회장은 “객관식 형태의 수능은 기초학습능력을 측정하는 데 불과해 문제 해결력이나 고등사고력을 키울 수 없다”며 “(이번 개편이) 평가방법 개선만 모색하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고등사고력은 학교 수업을 통해 실험이나 토론을 하면서 만들어져야 하고 논술 구술 등 다양한 평가를 통해 내신성적으로 산출해야 한다”며 “그래야 공교육도 살리고 일반고와 특목고 간 격차도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고 대학에 20% 정도의 자율권을 부여해 면접 등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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