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증시 돌아보니…중국·인도 '뜨고' 러시아 '지고'

입력 2014-12-30 10:40
[ 권민경 기자 ]

중국, 후강퉁 시행에 상해 지수 50% 급등
인도, 모디노믹스 힘입어 외국인 자본 유입

올 한해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곳은 중국 상하이 지수와 인도 선섹스 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자본시장 개방 이른바 '후강퉁' 시행에 따른 기대감으로, 인도는 모디노믹스에 힘입은 외국인 자본 유입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30일 금융투자업계와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전날 마감가 기준으로 올해 글로벌 증시는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 덕분에 지난해 대비 3.1% 상승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 수익률 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연초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착수로 인해 촉발된 신흥국 통화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유가 급락에 따른 산유국 재정 우려 등 불안이 확대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펀더멘탈이 취약한 신흥국(-5.0%) 증시가 선진국(4.1%) 대비 약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올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인덱스 구성 46개국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곳은 중국 상해 지수로 지난해보다 49.7% 급등했다.

상하이와 홍콩 거래소 간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시행 기대감에 7월 이후 상승하기 시작한 지수는 하반기에만 54% 넘게 올랐다.

상하이 지수의 강세 기조는 지난달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와 중국 경기 모멘텀(상승 동력) 회복에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았던 곳은 인도 선섹스 지수로 지난해와 비교해 29.4% 올랐다. 지난 5월 인도 총리에 오른 나렌드라 모디의 경제 정책에 힘입어 한해 동안 160억 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덕분이다.

모디노믹스는 외국인의 투자를 통한 인프라 확충과 제조업 육성,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핵심. 인도판 '대처리즘'(영국 경제의 재생을 꾀한 대처 수상의 사회·경제 정책) 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과 인도 외에 터키, 필리핀, 이집트, 덴마크, 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25개국도 글로벌 평균보다 높은 증시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인 곳은 러시아의 RTS 지수로 지난해보다 43.7% 급락했다. 국제 육 하락에 따른 재정 우려와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러시아 금융지표는 하반기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러시아에 이어 부진했던 곳은 그리스 ASE 지수로 올 한해에만 32.5% 떨어졌다. 유로 그룹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졸업을 2개월 연장한데 반발한 사마라스 정부가 조기 대통령 선거를 결정함에 따라 지난 9월에 이어 최근 다시 한번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진행된 3차 대선에서도 대통령 선출에 실패하면서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1월)이 진행될 예정이며 향후 지수 회복 가능성 또한 요원한 상태다.

이밖에 포르투갈, 헝가리,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도 글로벌 평균을 밑도는 부진한 증시 성적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는 연초 대비 4.2% 하락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MSCI 구성 46개국 중 37위로 지난해 32위에 이어 하위권이다.

1분기에는 신흥국 통화 우려와 미국 한파로 1.28% 하락한 반면 2분기에는 선진국 경기의 완만한 회복으로 0.84% 상승했다. 3분기 역시 2기 경제팀의 정책 기대감에 0.89% 올랐지만 4분기 대외 여건의 부정적 흐름에 따라 4.57% 하락했다.

민병규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글로벌 증시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정책 이벤트는 유럽 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와 중국 양회"라며 "ECB는 1월 양적완화 실행 가능성이 높고, 중국은 경제 전망 하향에 따른 부양책을 실행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리스 대통령 3차 선거가 부결됨에 따라 그리스 정정 우려는 내년 초까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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