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창업 트렌드
KB국민카드, 10년간 신규 가맹점 분석…연령·업종 변화 살펴보니
20~40대 창업 비중은 갈수록 줄어…30~40대 여성, 어린이집 창업 많아
유흥주점 셋중 하나는 1년내 폐업…컴퓨터·사진관·꽃집도 인기 '시들'
[ 이지훈 기자 ]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시기에 접어들면서 50대 창업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젊은 층의 문화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은 커피전문점은 지난 10년간 창업 선호도가 가장 높아진 업종으로 나타났다. 새로 문을 여는 유흥업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셋 중 하나는 1년 안에 문을 닫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식당·미용원·커피숍 선호
29일 KB국민카드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빅데이터를 통해 카드 신규 가맹점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창업바람은 50대에서 두드러졌다. 신규 가맹점주 중 50대 비중은 2004년 15.3%(4만5646개)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24.1%(10만1903개)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의 비중도 6.0%에서 8.3%로 소폭 상승했다.
이에 비해 20대와 30대, 40대 비중은 일제히 낮아졌다. 특히 창업의 중추를 이루던 40대 비중은 36.6%에서 33.4%로 떨어졌다. 30대 비중은 32.5%에서 26.4%로 하락했다.
KB국민카드는 은퇴를 맞은 베이비붐 세대가 창업에 나서면서 50대 이상의 창업이 활발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50대 중에서도 여성의 창업이 활발했다. 50대 여성의 창업비중은 2004년 8.7%에서 15.4%로 뛰었다. 50대 남성 비중도 6.6%에서 8.7%로 높아졌다. 베이비부머들이 식당이나 미용원, 커피전문점 등을 주로 창업하다 보니 부인들을 앞세운 영향이 크다고 KB국민카드는 설명했다.
30~40대 여성층에서는 어린이집을 새로 내는 사람이 많았다. 30대 여성 창업에서 어린이집 비중은 2004년 0.1%에서 2013년 3.0%로 상승했다. 40대 여성도 0.1%에서 3.3%로 올랐다. 정부가 어린이집 지원 대책을 강화하면서 30~40대 전업주부 등이 어린이집 창업에 눈길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커피숍 작년에만 9500개 늘어
KB국민카드 가맹점 수는 신규 가맹점 확대와 카드결제시장 확대로 2004년 149만개에서 지난해 206만개로 1.4배 증가했다. 이 기간 신규 가맹점의 업종별 비중도 큰 변화가 있었다. 이 중 커피전문점의 약진이 눈에 띈다. 커피전문점은 2004년 신규 가맹점 수가 260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9500여개로 늘어났다. 커피전문점은 업종별 창업 순위에서도 2004년 114위에서 지난해 8위로 106단계나 껑충 뛰었다. 250여개 업종 중 유일하게 신규가맹점 순위에서 10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커피전문점은 20대 여성(0.1%→4.3%), 30대 여성(0.1%→2.7%), 40대 여성(0.1%→2.4%) 등 전 연령층의 여성 창업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커피전문점 외에는 휴게소 음식점(108위→17위), 편의점(25위→15위), 예체능계 학원(33위→13위) 등의 순위가 상승했다.
반면 컴퓨터기기(31단계 하락), 사진관(20단계 하락), 화원(17단계 하락) 등의 업종은 큰 폭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화원, 디지털카메라 보급으로 위축된 사진관,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타격을 받은 컴퓨터기기 업종 순위가 10년 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빨리 문닫는 업종은 ‘유흥업’
10년 동안 가맹점의 평균 수명이 가장 짧았던 업종은 유흥 관련 업종이었다. 지난 10년간 창업했으나 평균 1년 이내 폐업을 한 가맹점 비율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유흥주점(32.8%)으로 나타났다. 유흥주점 세 곳 중 한 곳은 1년 안에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그다음이 단란주점(30.2%), 기성복점(29.1%), 양식점(29.0%), 일반주점(28.5%) 순이었다.
최창룡 KB국민카드 팀장은 “유흥·의류·피부 관련 업종은 신규가맹점 수와 폐업 비율에서 모두 높은 수치를 보였다”며 “이번 가맹점 현황 분석 자료를 빅데이터와 결합해 가맹점주들에게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소비자 마케팅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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