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건물 투자도 역시 '강남권'…시세 차익·환금성 매력적"

입력 2014-12-29 07:02
Money Plus
고수에게 듣는다 - 글로벌PMC 이진수 마케팅사업본부 상무

서울 강남·마포·종로 100억 미만 중소형 빌딩 품귀
경매도 좋은 물건 줄어…건물 짓는 것도 고려할 만
수익률 과대 포장 주의…불경기로 공실 발생 잦아


[ 이현일 기자 ]
“서울 강남에서 중소형 건물 수익률 연 5~6% 나오기 힘들어요. 노래방이나 술집 건물 빼놓고는 3%대로 낮아졌어요. 그래도 3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자산을 어디 투자할지 묻는다면 ‘강남 빌딩’이라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금성과 향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높아요.”

부동산 자산관리업체인 글로벌PMC의 이진수 마케팅사업본부 상무(50·사진)는 최근 중소형 건물 시장의 상황을 이같이 진단했다. 이 상무는 10년 가까이 중소형 빌딩 시장에 몸담아온 빌딩 전문가다. 그는 “당장 투자금 대비 월세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향후 시세 차익과 환금성 등을 고려하면 다른 상품보다 강남권 중소형 건물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살 건물이 마땅치 않으면 만들어내라

이 상무는 대기업에 다니다가 친구와 함께 2007년 빌딩 중개법인을 만들었다. 연간 8개 안팎, 총 70여건의 빌딩 거래를 성사시켰다. 그러다 지난 8월 글로벌PMC의 마케팅 담당 상무로 자리를 옮겨 빌딩 투자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다른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는 묘한 매력이 빌딩 분야를 파고든 이유다.

최근 전반적으로 빌딩 수익률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서울 강남과 마포·종로 등 주요 업무·상업지역에서 1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이 상무는 “최근 4~5년간 지속된 주택경기 침체로 중대형 아파트·고급빌라 등의 선호도가 떨어졌다”며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으로 쏠리면서 중소형 빌딩 가격도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최근엔 경매에서도 좋은 물건을 찾기 힘들어졌다고 했다. “저금리 영향으로 건물주의 대출 이자 부담이 낮아진 덕분에 경매로 넘어가는 건물이 줄어들었어요. 반면 경매에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며 ‘레드오션’이 됐습니다.”

투자할 만한 건물을 찾기 어려워 스스로 건물을 짓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홍대 인근 상수동,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등 확장되고 있는 핵심상권이다. 이들 지역 주변 지역의 다가구·다세대주택 등 낡은 건물을 매입해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직접 개발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 상무는 “요즘은 토지 매입부터 건축 및 임대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산관리전문업체가 있다”며 “직접 건축주가 되려면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믿을 만한 자산관리업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소형 건물에 투자할 때는 ‘땅’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 상무는 “실제 거래 현장에서 중소형 건물은 지은 지 20년만 지나도 토지를 뺀 건축물의 가치는 ‘0’에 가까워진다”며 “현재 건물 모양보다는 상업지역 준주거지역 등 토지의 용도와 이에 따른 용적률 등이 향후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입지 선정은 꼼꼼하게, 대출 활용은 보수적으로

흔히 건물의 입지를 선택할 때 ‘강남’을 말하는 것은 핵심 업무지역이나 상권을 벗어나지 않는 지역을 추천한다는 뜻이다. 이 상무는 “건물을 팔아야 할 상황에 처했을 때 적절한 기간 안에 제값에 처분하기 위해선 사람들이 몰리는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강북 지역 상업용 건물은 수익률은 높지만 거래가 드물어 건물을 내놓아도 1~2년 동안 팔리지 않는 일이 흔하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지금은 대출 활용도 보수적으로 해야할 때”라며 “초저금리가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익률 과대포장도 주의 대상이다. 이 상무는 “일부에선 강남에 수익률 4~5%대의 빌딩도 많다고 하지만 실제는 연 임대료의 20% 정도를 공실 때문에 받지 못하는 게 보통”이라며 “오피스는 서울 사대문 도심과 여의도, 판교 등에서 대규모 빌딩이 공급된 여파로 임차인 구하기가 예전에 비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상가도 최근 불경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수시로 폐업하기 때문에 공실 발생이 잦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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