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우 기자 ]
올 한 해에도 고급 시계 시장에서는 수많은 신제품이 쏟아졌다. 이들 가운데 ‘시계광’들을 열광시킨 최고의 시계는 무엇이었을까. 회원 수 10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시계 전문 커뮤니티 ‘타임포럼’(www.timeforum.co.kr) 회원들이 투표를 통해 올해의 시계를 뽑았다. 부문별 1위에 오른 제품을 보면 가격대나 사양은 제각각이지만, 기술력과 디자인 측면에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탄탄하게 갖춘 브랜드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정장용 시계 부문 1위는 랑에운트죄네의 ‘그랑 랑에 1 문 페이즈’가 차지했다. 마치 실제 밤하늘을 옮겨놓은 듯 시계 위에서 달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뛰어난 정확성에 클래식한 디자인까지 겸비해 고급스러운 드레스 워치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2위는 두께 3.65㎜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인 피아제의 ‘알티플라노 900P’가 선정됐다. 3위는 바쉐론콘스탄틴의 ‘메티에 다르 메카니크 아주르’와 오메가의 ‘드 빌 트레져’가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스포츠 시계 부문 1위는 롤렉스의 ‘씨드웰러 4000’이다. 1967년 첫선을 보인 다이버 워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내놓은 것으로, 그때나 지금이나 시계 명가로 손꼽히는 롤렉스의 혁신적 기술이 집약돼 있다는 평가다. 2위는 까르띠에의 ‘칼리브 드 까르띠에 다이버’, 3위는 파텍필립의 ‘노틸러스 5990’이 꼽혔다.
컴플리케이션 시계 1위는 랑에운트죄네의 ‘리차드 랑에 퍼페추얼 캘린더 테라루나’다. 앞면에선 시·분·초를 각각 분리된 창에서 보여주고, 뒷면에선 지구와 달의 궤도를 보여준다. 동시에 구현하기 까다로운 여러 기능을 시계 앞뒷면을 모두 활용해 완성해냈다. 2위는 예거르쿨트르의 ‘마스터 울트라 씬 미닛 리피터 플라잉 투르비용’, 3위는 브레게의 ‘컴플리케이션 3797’이었다.
콘셉트 시계 부문에서는 서정적인 스토리를 담은 시계로 유명한 반클리프아펠의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미드나이트 플래네타리움’, 여성용 시계 부문에서는 현존하는 최고(最古) 명품시계 브랜드인 바쉐론콘스탄틴의 ‘트래디셔널 문 페이즈&파워리저브 레이디’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가격대별로는 어떤 제품이 올해의 시계로 꼽혔을까. 300만원 미만에서는 1935년 체코 공군 조종사를 위해 만든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론진의 파일럿 워치 ‘헤리티지 1935’가 선정됐다.
300만~500만원 중에서는 독일 브랜드인 노모스의 ‘아호이’, 500만~1000만원 중에서는 IWC가 생텍쥐베리의 소설을 모티브로 만든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어린 왕자 에디션’, 1000만원 이상에서는 랑에운트죄네 ‘1815’의 신형 38.5㎜ 모델이 뽑혔다. 타임포럼은 이번 투표 결과와 더불어 올해 시계업계 주요 뉴스와 신제품 경향 등을 정리해 ‘타임포럼 시계연감’(사진)을 펴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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