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분기 매출 3.2%↓…5년여만에 최대폭 감소

입력 2014-12-26 21:56
한은, 상장기업 경영분석
원화 강세·유가 하락 등 여파


[ 마지혜 기자 ] 올 3분기 국내 기업 매출이 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화학업종 고전 등으로 주요 수출 대기업 매출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3분기 기업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율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닥쳤던 2009년 2분기(4.0%)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줄어든 것이기도 하다. 분석 대상은 상장기업 1519개와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요 비상장기업 151개 등 총 1670개 기업의 재무제표다.

3분기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는 원화 강세로 제조기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하락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해 3분기 1087원40전에서 올 3분기 1033원20전으로 5% 떨어졌다. 기업들이 같은 물량을 수출했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원화 환산 매출이 줄어든다.

수출 효자 상품인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했던 점도 작용했다. 3분기 전기·전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7%나 급감했다. 전기·전자업종 매출이 이렇게 큰 폭으로 감소한 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에서 정제해 수출하는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석유·화학업종 매출도 4.9% 감소했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덩달아 나빠졌다. 3분기 매출영업이익률은 4.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9%포인트 낮아졌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정보기술(IT)업종 영업이익률은 1년 전보다 3.3%포인트 하락한 5.8%에 그쳤다. 자동차업종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6.3%에서 3.7%로 떨어졌다.

석유·화학업종의 영업이익률은 3.4%에서 2.3%로 하락했다. 저가 수주 등의 여파로 조선업의 영업이익률 마이너스 폭(-10.7%)은 올해 1분기(-2.3%), 2분기(-5.0%)보다 더 커졌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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