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포스코플랜텍 하향 검토
현대상선은 유증발표 직후 강등
[ 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26일 오후 2시54분
포스코플랜텍과 현대상선이 대규모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신용등급 강등 움직임을 막지 못했다. 당장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되더라도 중장기적인 빚 상환 능력이 개선될 것으로 보긴 이르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판단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발전 플랜트업체인 포스코플랜텍의 신용등급(BBB)에 대한 ‘하향 검토’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29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대금이 유입돼 부채비율이 736%에서 200%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재무 안정성 개선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노지웅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실질적인 개선 폭은 4분기 실적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의 손실 전환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중동시장 수주 여건이 악화돼 2013년 이후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이 회사 신용등급은 지난 10월30일 A-에서 BBB+로 하향 조정된 데 이어 12월8일 다시 BBB로 떨어지고 ‘하향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실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올 들어서만 세 번째 강등이다.
업황 부진에 시달려온 현대상선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 계획 발표 이후 오히려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3일 현대상선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낮췄다. 내년 3월 238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이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채권투자자들에게 최고의 호재지만, 평가사의 관점에서는 그 규모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기업이 현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오히려 강등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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