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태 기자 ]
국내 대기업 오너들의 ‘신속하고 과감한 결단력’은 그동안 위기 돌파 때 빛을 발했다. 한화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2년 만에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김승연 회장은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계열사 인수,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합병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특유의 과감한 속도경영으로 침체됐던 그룹 경영에 활력과 긴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한화 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김 회장이 지난달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그룹의 시계가 빨라졌다. 김 회장의 복귀 후 첫 작품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삼성그룹의 방산·석유화학 계열사를 1조9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M&A를 단숨에 성사시켰다. 이 빅딜로 한화는 주력 사업인 방위사업 부문의 매출 규모를 2조6000억원대까지 끌어올리며 업계 1위로 도약했다. 재계 서열도 9위로 올라섰다. 재계에서는 한양화학(현 한화케미칼)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등을 인수하며 그룹을 키워 온 김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 발휘됐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그룹 미래수종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태양광 사업도 재정비했다. 태양광사업 양대 축인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합병, 중국 잉리솔라를 제치고 태양광 셀 부문 세계 1위에 올랐다. 최근 국제 유가 급락 탓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덩치와 기술력을 키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판단에서다. SK이노베이션이 태양광사업에서 철수하고, OCI가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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