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대가 다시 왔다] 돈→인재→기술 몰리는 '선순환'…활발한 M&A도 창업 의욕 높여

입력 2014-12-25 20:40
수정 2014-12-26 03:45
실리콘밸리 왜 강한가

유망 스타트업에 '베팅'…美 벤처캐피털도 대박
스탠퍼드 등 인근 명문大, IT 인재·첨단기술 공급


[ 박병종 기자 ] 첨단 정보기술(IT) 기업의 산실 미국 실리콘밸리는 1938년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가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시에 휴렛팩커드(HP)를 세우면서 형성됐다.

1957년 페어차일드반도체가 입주한 뒤 인텔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이 지역에 자리잡았다. 비가 적고 연중 따뜻하며 먼지가 없는 청명한 날씨는 반도체 기업에 최적의 입지 조건이었다. 실리콘밸리라는 이름도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과 지형적 특징인 샌프란시스코의 완만한 계곡(valley)이 합쳐져 탄생했다.


HP 이후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기라성 같은 IT 기업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은 돈, 인재, 기술의 삼박자가 선순환하는 벤처 생태계 때문이다. 유망 IT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군집하면서 미국 내 투자자본이 몰렸다.

세콰이어캐피털, DFJ 등 유명 벤처캐피털은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투자 펀드다. Y콤비네이터, 500스타트업 등 액셀러레이터들은 투자는 물론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멘토링을 통한 보육까지 담당한다.

돈이 있는 곳에 인재가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세계의 실력 있는 엔지니어들이 실리콘밸리로 모여든다. 미국 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15% 이상이 실리콘밸리 지역에 모여 있다. 새너제이 샌타클래라 등 실리콘밸리 핵심 지역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10만달러를 넘는다.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튼 스탠퍼드대 UC버클리 등 세계적인 대학들은 뛰어난 인재를 배출한다.

이들 인재는 졸업 후 벤처 창업에 뛰어들거나 인근 기업에 취직해 실리콘밸리 벤처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한다. 벤처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력이다. 뛰어난 인재를 자급할 수 있는 점은 실리콘밸리가 세계 IT 벤처의 메카가 된 핵심 요인 중 하나다.

IT 기업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기술이다. 스탠퍼드대 등은 실리콘밸리 기업에 첨단기술을 제공한다. 대형 IT 기업들은 실리콘밸리에 자체 연구개발(R&D)센터를 짓고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다. 삼성전자도 실리콘밸리에 R&D센터를 두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활발한 인수합병(M&A) 문화는 창업-투자-성장-이익실현의 연결고리를 완성한다. 최근 3년간 140여개 기업을 인수한 구글과 올초 220억달러(약 23조원)를 들여 와츠앱을 사들인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다. 활발한 M&A는 벤처 창업가가 이익을 실현할 길을 터줘 젊은이들의 창업 의욕을 고취한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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