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 라디오 하차, 전여친 루머와 연관성 있나?

입력 2014-12-23 17:17

장기하 라디오 하차, 악성루머

가수 장기하가 라디오 하차 소식을 밝히자, 악성 루머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장기하가 입장을 밝혔다.

장기하는 지난 22일 자신의 팬카페에 '아끼고 아끼는 장대라 가족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하차 소식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기하는 최근 불거진 악성루머 때문에 라디오에서 하차한다는 추측에 대해서는 "하차는 루머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오랜 고민을 거쳐 결정된 일이다. 루머와 관련해 말씀 드리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가지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장기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장기하에게 스토킹과 성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을 남겨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여성은 "2011년 8월 콘서트 현장에서 장기하를 알게 된 후 2012년 4월 자신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다"며 장기하와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장기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한 이 여성은 "이후 장기하가 자신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복제폰을 만들어 자신의 사생활을 감시하며 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다시 만나달라'고 협박하고 있다. 이 내용들을 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돌려봤다"고 덧붙여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현재 해당 루머와 관련해 장기하 측에서는 경찰에 게시물 작성자를 고소한 상황이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장기하는 2011년 4월부터 2015년 1월 4일까지 2년 8개월 동안 SBS 파워FM '장기하의 대단한 라디오' DJ를 맡아 청취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장기하, 라디오 하차 아쉽다", "장기하 악성루머, 도대체 유포자는 누구야", "장기하 악성루머 사실 아니겠지 당연히", "장기하 라디오 하차, 음악 활동 하려는 구나", "장기하 라디오 하차 슬프네요", "장기하 라디오 하차 얼른 음반 냈으면"등의 반응을 보였다.

◆ 이하 장기하의 글 전문

‘아끼고 아끼는 장대라 가족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장기하입니다. 모두들 별 일 없이 잘 지내고 계신가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1월 4일 생방송을 마지막으로 ‘장기하의 대단한 라디오’ 디제이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 소식을 기사로 먼저 접하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생방송 중에 제 입으로 여러분께 직접 알려드리고 싶었고 그 날짜도 이번 주 중으로 정해 놓았었는데 저와 제작진의 의도와 무관하게 소문이 흘러 이 소식이 지난 주말에 기사로 보도되었습니다. 저도 예상치 못한 일이라 당황스러웠고 한시라도 빨리 장대라 가족들께 제 어휘로 설명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어찌 됐건 라디오에 관한 소식은 라디오 생방송 중에 전하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에 녹음방송이 송출되었던 주말 동안 기다렸다가 방금 전 월요일 생방송에서 이 소식을 말로 전한 후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라디오 방송 자체가 즐겁지 않아서 디제이를 그만두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음악이라는 본업에 충실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고민 끝에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

디제이 장기하는 지난 2년 8개월 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디제이는 음악과 말을 들려주기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방송을 진행해 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디제이는 청취자들과 매일 대화를 하는 사람이더군요. 그 대화가 하루하루 쌓여 이제는 저와 ‘장대라’ 가족들이 서로를 친구처럼 여기게 된 거예요 그러는 동안 참 많이 배웠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장대라’ 가족들이 저에게 덕분에 위로 받았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해 줄 때 저는 더 큰 위로를 받고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디제이를 하지 않았다면 만들지 못했을 ‘사람의 마음’이라는 곡도 최근에 발표를 했습니다.

하지만 뮤지션 장기하는 이제 음악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싶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3집 음반을 만들면서 저는 제 능력의 한계를 절감했습니다. 매일 방송을 하면서 만족할 만한 음반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전력투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러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많았습니다. 물론 저희 멤버들과 힘을 합쳐 결국 저희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앨범을 만들어냈지만 앞으로 만들 음악들은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늘 해 오던 정규음반 발매와 단독콘서트뿐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작업들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장르의 뮤지션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 발표한다든지, 다른 좋은 뮤지션들과 함께 하는 재미있는 공연을 기획한다든지, 아니면 아예 다른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한다든지, 여러 새로운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 장기하는 능력의 한계가 뚜렷한, 부족한 사람입니다.

매일 방송을 진행하면서 이 모든 계획들을 다 실천에 잘 옮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라디오 진행은 이제 저에게 매우 소중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 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최대한 오래 라디오를 하고 싶다는 말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청취자들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저라는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고, 장기하라는 사람을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가장 잘 보답할 수 있는 길은 결국 좋은 음악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혼자 오랫동안 고민했고, 고민한 결과를 제작진과도 성심성의껏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정말 안타깝고 죄송하지만, 라디오 디제이를 그만두겠다는 말씀을 여러분께 드리게 된 것입니다.

지난 2년 8개월 동안 제 부족한 진행에도 불구하고 ‘장기하의 대단한 라디오’에 분에 넘치는 사랑을 보내주신 ‘장대라’ 가족들께 정말,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장대라’는 끝이 나지만 ‘장대라’ 가족들과 나눈 이야기들은 늘 마음속에 간직할게요. 언제든 어디서든 저와 마주치면 ‘장대라’ 가족이라고 얘기하며 반갑게 인사 건네주세요. 꼭이요.

그리고 저는 뮤지션 장기하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거라고 약속드려요.

다른 것도 아니고 ‘장대라’를 그만둬 가면서까지 음악을 잘 해 보겠다는 건데… 진짜 재밌게 잘 할 거예요,

그리고 이 이야기를 덧붙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최근에 저에 대한 악성 루머가 기사화된 것으로 압니다. 그 기사가 장대라 하차 기사와 비슷한 시기에 나오다보니 간혹 그 둘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무런 연관성이 없습니다.

‘장대라’ 하차는 루머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시작한 오랜 고민을 거쳐 결정된 일입니다. 그리고 루머와 관련해 말씀드리자면, 일단 루머의 시발점이 된 게시글의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가지도 사실이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응할 가치가 없으나 피해 발생시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만, 이제는 루머가 확산된 정도가 워낙 커서 피해가 이미 발생했다고 판단, 고소를 한 상황입니다.

아무쪼록 수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책임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인터넷상에 허위 사실을 유포시키는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장대라’ 가족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앞으로 남은 2주라는 시간 동안, 나중에 절대 후회하지 않도록, 열과 성을 다해 방송 진행할게요. 그리고 내년부터는 지금까지보다도 훨씬 더 재미있게 음악 할게요!

내일은 좀 더 나을 겁니다.

장디, 장기하 드림.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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