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에 농락 당한 原電] 북한·反核그룹·협력사 직원 '세 갈래 추적'

입력 2014-12-21 20:57
수정 2014-12-22 03:40
해킹 누가 어떻게 했나


[ 김재후 기자 ] 최근 터지고 있는 원자력발전에 대한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자료 공개는 트위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스스로를 ‘하와이에서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 핵’이라고 밝힌 트위터 계정(주소는 @john_kdfifj1029)이 이를 주도하고 있어서다. 이 계정은 지난 15일 첫 글을 올린 뒤 21일까지 총 45개의 글을 작성한 것으로 적시돼 있으나 현재는 4개의 글만 공개돼 있는 상태다.

이 트위터리안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글을 올리고 작성한 내용들을 놓고 볼 때 세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는 게 원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첫째는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다. 박인식 한수원 대변인은 “자료 공개자가 누구인지 한수원으로선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며 “다만 최근 북한 김정은에 대한 영화를 만든 미국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그룹이 아니겠느냐는 일부 직원의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반핵 단체의 일원일 가능성이다. 한수원의 내부 자료를 해킹해 보여주면서 반핵의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트위터에 적은 글에서 한수원을 ‘악당’, 스스로를 ‘원전반대그룹 회장’으로 칭하고 있다.

셋째는 한수원 협력업체 직원들이 한수원 본사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16개를 무단으로 공유한 사건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다. 한수원은 전남 영광과 부산 기장군 원전에서 근무하는 직원 19명이 용역업체 직원들과 한수원 직원만이 볼 수 있는 전산시스템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공유했다가 지난 9월 적발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한수원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특정 세력에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수원 관계자도 “최근 공개된 자료는 당시 유출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검색이 가능한 것들”이라고 시인했다. 이때 유출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한꺼번에 자료를 다운로드해놓고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한 이유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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