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건강, 이것이 궁금하다
머리 감은 뒤 두드리듯 말려줘야
임이석 <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
최근 미국의 한 TV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해 화제가 됐다. 대머리 남성이 클럽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술 한잔하자”며 ‘작업’을 하는 실험이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모든 여성이 대머리 남성과의 대화를 거절하고 꽁무니를 뺐던 것이다.
얼마 후 남성에게 그럴듯한 가발을 씌워주고 같은 실험을 했다. 놀랍게도 결과는 정반대. 여성들은 이 남성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전화번호까지 주고받았다.
탈모 자체는 사실 아무 문제가 없다. 대머리였던 고대 로마의 카이사르(시저)는 절대 권력을 차지하고 클레오파트라를 비롯한 수많은 여심을 흔들지 않았던가. 그러나 인간관계가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되도록 머리가 빠지지 않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외모와 스타일이 사회생활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대머리 자체는 문제가 없어도 자신감 상실·위축 등 심리적 문제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겨울철 실내 온풍기에서 뿜어나오는 건조한 공기와 바깥의 차고 건조한 바람은 모발·두피 건강의 ‘적(敵)’이다. 눈길에서 반사되는 자외선도 평소의 4배에 달해 좋지 않다. 때문에 탈모가 신경 쓰이는 사람은 겨울을 잘 나야 한다.
머리숱이 적은 사람들은 특히 겨울철에 바짝 긴장한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뭉텅이로 모발이 빠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피도 피부이므로 겨울철 건조하고 추운 날씨 탓에 비듬, 가려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반드시 겨울이라고 탈모가 더 심해지는 건 아니다. 추운 날씨 때문에 다른 계절에 비해 머리를 자주 감지 않게 되면서 한 번 감을 때마다 수명을 끝낸 모발이 한꺼번에 빠지며 불안감과 탈모 의혹이 증폭되는 경우도 많다.
남성형 탈모는 주로 안드로겐이란 남성호르몬이 모낭에 작용해 생긴다. 남성만큼은 아니지만 여성의 몸에서도 안드로겐이 분비된다. 여성형 탈모도 높은 확률로 안드로겐 작용에 의해 발생하고 출산, 갑상샘 질환, 철분 결핍, 스트레스, 영양 부족 등에 의해 촉진된다.
겨울철 모자를 쓰면 두피에 땀 분비가 많아지고 안드로겐 분비도 활발해지는데, 이때 머리를 잘 감지 않으면 탈모가 심해질 수 있다.
흔히 탈모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머리가 빠지는 게 두려워 머리를 잘 감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탈모를 더 촉진시키는 지름길이다. 먼지나 피지, 땀이 모공을 막고 있으면 염증이 생기게 된다. 적당히 감아줘야 두피가 건강하게 유지돼 탈모 속도가 늦어진다.
컨디셔너(린스)는 두피에 바르지 말고 모발에만 발라야 한다. 말릴 때는 머리를 비비거나 털지 말고 두드리듯 말리며 헤어드라이어는 30㎝ 이상 거리를 두고 사용하는 게 좋다.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자가모발이식술’을 권장할 만하다. 시술은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한 가닥씩 옮겨 심는 단일모이식술로 진행한다.
다만 반영구적인 효과로 선호도가 높은 자가모발이식술은 제한된 수의 모발을 효과적으로 이식해 숱이 많아 보이게 하고 모발의 방향 등을 고려해 자연스러움을 연출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심미안과 시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좋다.
임이석 <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