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가구공룡' 이케아 때문에 국내 가구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18일 문을 연 경기도 광명점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공식 영업을 시작한 이케아 광명점에는 이른 시간부터 소비자들이 몰렸다. 개장 30분 전인 9시30분에는 이미 개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매장 앞 광장이 가득 찼다.
최근 저렴한 비용으로 유행과 계절에 따라 가구, 침구 등 리빙 아이템을 바꾸는 '패스트 리빙(Fast Liv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광명점이 전세계 이케아 매장 가운데 가장 큰 매장이라는 점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케아에 뜨거운 관심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가구기업인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생긴 시장 변화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이케아와는 다른 영역을 확보하겠다는 것.
국내 1위 가구기업인 한샘은 이케아와 주 소비자층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샘은 신혼 부부 또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주 소비자층으로 삼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이케아로 대표되는 북유럽 스타일의 제품군들도 있지만, 현재는 중장년층들의 취향에 맞는 고급스러운 스타일의 제품군에 주력하고 있다" 며 "이케아의 국내 진출오 인해 직접적인 타격이 생기는 부분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인 차별화 전략도 마련했다. '브랜드 품질관리'와 '유통 경쟁력 강화', '원가 절감' 등이다.
인테리어 상담부터 시공까지 전문 인력을 배치, 체계적인 서비스 품질 관리를 한다는 설명이다. 한샘 관계자는 "유통채널도 직영점·대리점·온라인몰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며 "특히 건자재 전문유통업체인 아이케이유통을 통해 아파트 상가 등에 있는 동네 인테리어업체와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기 상품의 경우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을 경쟁력 있는 수준까지 낮춰간다는 방침이다. 이케아 제품과 많이 비교되는 '샘 책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제품은 출시 5년 새 100만개 이상 팔리면서 전용 생산라인이 신설됐고, 이 때문에 판매 가격을 8만 원 초반선까지 낮출 수 있었다고 한샘 측은 설명했다.
현대리바트도 다양한 전략으로 이케아의 국내 진출에 대응하고 있다.
북유럽 '생활방식'을 강조하는 이케아에 맞서 문화마케팅을 강화하고, 대형 직매장을 늘려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4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리바트 스타일샵 강동점'을 여는 등 수도권과 광역상권에 잇달아 대형 매장을 선보이는 중이다. 현재까지 전국에 약 15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리바트 측은 "내년에도 전국 주요 상권에 대형 매장과 대리점을 추가로 열어 '고객 밀착형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며 "특히 인천, 울산 등 광역시에는 대형 직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구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게 하는 '문화마케팅' 역시 현대리바트의 주요 전략이다. 현대리바트는 현재 20~40대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리바트 컬처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가구매장을 활용해 꽃꽂이, 양초제작, 요가 등 체험형 문화강좌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내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이케아의 진출로 앞으로 국내 시장은 규모나 상품, 서비스 면에서 많은 변화를 생길 것"이라며 "기존 국내 가구업체들도 전략에 따라서 이케아의 존재를 '독'처럼 받아들일 수도 '약'으로 여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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