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단독]두바이투자청,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입력 2014-12-18 16:28
수정 2014-12-19 09:49
차순위에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우방산업 컨소시엄...두바이 다음달 MOU 후 본계약은 2월말~3월
운용자산 1600억달러, 두바이 3대 호텔 지은 쌍용건설에 오래전 '눈독'.."중동 수주 확대 예상"
해외 보증, 소송 등 미확정채무 5조 평가가 관건...본계약까지 완주할 지'미지수'


이 기사는 12월18일(16: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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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2대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ICD)이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파산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18일 쌍용건설 매각과 관련해 두바이투자청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우방산업 컨소시엄을 차순위협상대상자는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본지 12월18일자 A30면 참조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두바이투자청은 인수가격으로 2000억원대에 가까운 금액을 쓰고, SM그룹은 1500억원에 근접한 금액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며 “본입찰에 참여한 철스크랩 가공업체 스틸앤리소시즈는 입찰 가격에 대한 자금증빙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탈락했다”고 말했다. 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인수가 성사되면 중동 자본이 국내 대형건설사를 인수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2007년부터 7차례 채권단 주도로 매각을 시도한 쌍용건설은 지난해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법원 주도로 재매각을 추진해왔다.

두바이투자청은 운용자산만 1600억달러에 달한다.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도 부동산 개발자회사인 에마르를 통해 소유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두바이 3대 호텔로 꼽히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과 ‘에미리트 타워 호텔’을 시공해 현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 국내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쌍용건설은 해외 고급 건축과 리모델링 분야에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UAE의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두바이투자청 수장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을 인수한다면 현지 부동산개발사인 에마르와 시너지가 크고 중동 수주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가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타적 협상권을 갖게된 두바이투자청은 다음달초 쌍용건설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내년 2월까지 정밀실사와 추가 가격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본계약은 2월말에서 3월초로 예상되며, 이후 관계인집회를 통해 회생계획안 변경 절차를 거쳐 인수를 확정하게 된다.

협상기간내 예측하지 못한 우발채무가 쌍용건설에서 발견될 경우 본계약은 무산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쌍용건설 채권단과 두바이투자청간 해외 보증, 소송 등의 미확정채무 처리 문제에 대해 이견이 큰 상태”라며 “본계약이 지연되거나 중간에 우선협상대상자가 SM그룹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국제강, 독일계 엔지니어링그룹 M+W그룹 등도 해외 보증, 소송에 대한 처리 문제로 본계약까지 완주하지 못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보증 및 소송관련 미확정채무가 5조원을 넘어 이를 외국계 국부펀드가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본계약 체결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SM그룹이 법정관리 건설사 인수 경험이 많은 장점을 내세워 두바이투자청을 제치고 협상권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 건설사로 출발한 SM그룹은 2004년부터 벡셀, 경남모직, 남선알미늄, 티케이케미칼, C&우방, 신창건설, 하이플러스카드, 대한해운, 동양생명과학 등 주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을 인수하며 성장해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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