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 대응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측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관심을 끌고 있다.
조 회장의 오른팔 격인 서용원 ㈜한진 사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12일 국토교통부 조사에 출석할 때와 조사 후 귀가할 때 옆에 바짝 달라붙어서 수행했다.
서 사장은 단순히 조 전 부사장을 수행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조 전 부사장이 카메라 앞에 섰을 때 1m쯤 뒤에서 조 전 부사장을 코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서 사장을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한 간부는 "조 회장과 독대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사람밖에 없다는 말도 있다"면서 "지금은 대한항공을 떠났는데도 조 전 부사장 옆에 있는 것을 보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내부 사정에 정통한 다른 관계자도 서 사장에 대해 "(오너) 가족의 대소사까지 챙기는 거의 집사 수준의 최측근"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은 대한항공 인사, 노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조 회장과 동갑인 65세다.
지난해 말까지 수석부사장(인력관리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 회장, 지창훈 사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았다.
대한항공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창진 사무장 등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하는 등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서 사장이 사건 대응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검찰 수사의 향방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객실 담당 A 상무가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박 사무장의 주장만 부각되고 있지만, 오너 일가와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A 상무보다 훨씬 윗선에서 큰 그림을 그리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조 회장이 어떤 대응을 지시했는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조 회장은 외국 출장 중에 사건의 경위를 보고받았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모든 것이 회장 지시로 이뤄지는 회사"라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회사측의 대응도 조 회장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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