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850만대 준비하는 현대차, 몸집 커졌는데 점유율 떨어졌다

입력 2014-12-18 11:18
수정 2014-12-18 16:34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 점유율 떨어져
내년 점유율 올리고 브랜드 인지도 상승 과제



[ 김정훈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내수 시장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점유율이 떨어졌다. 올해 800만대 생산·판매에 성큼 다가섰으나 자동차 제조사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점유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에는 점유율 상승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한국·미국·유럽 3곳 점유율 고전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지난해 72% 내수 점유율을 올린 현대·기아차는 11월까지 누적으로 69.4%를 나타냈다. 만일 점유율 70% 달성에 실패한다면 2007년 69%에 머무른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다.

업체 간의 경쟁 심화로 더 팔고도 점유율은 내려갔다. 지난해보다 25% 성장한 수입차 공세는 물론 르노삼성, 한국GM 등 국산차 업체들이 큰 폭으로 판매를 늘린 것도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은 8~10% 성장한 반면 미국과 유럽에선 점유율이 역주행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선 연간 점유율이 4년 만에 8%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연속 7%대에 머물렀다. 2011년 8.9%까지 점유율이 상승한 이후 2012년 8.7%, 2013년 8.1%로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엔저로 가격 경쟁력이 살아난 일본차 빅3(도요타 혼다 닛산)에 뒤지면서 점유율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유럽 시장도 11월 누적으로 제조사들의 평균 성장률은 5.5%에 못 미친 2.7%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6.3%였던 점유율은 6.0%로 0.3%포인트 떨어졌다.

조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현대차가 올해 해외 시장에서 공급 물량이 달려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면서 "가격과 품질 등 다각도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 정몽구 회장, 내년 850만대 가속 페달

정몽구 회장은 지난 15일 양재동 본사에서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고 "800만 대 판매는 시작일 뿐, 더 큰 목표를 향해 뛰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내년에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 엔저 가속화, 미국 금리 변동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을 넘기고 도약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900만 대 시대를 준비하고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내년 착공 예정인 현대차 중국 4공장과 2016년 본격 가동하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 등이 뒷받침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현대·기아차가 내년에 850만 대 가까이 덩치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6% 성장한 849만 대 생산·판매 달성이 가능할 것" 이라며 "기아차 중국 3공장(10만대)을 비롯해 슬로바키아 공장과 소하리 공장 등도 생산 물량이 늘어난다"고 예상했다.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4월에 신형 투싼ix, 7월 K5 후속, 8~9월 아반떼 후속, 4분기 스포티지 후속 등을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신형 쏘렌토와 카니발의 신차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년 사이 가장 공격적인 신차 출시가 이어질 한 해로 점쳐진다.

서 연구원은 "내년에는 볼륨(많이 팔리는 차) 모델이 많이 나올 예정이어서 내수 점유율 회복이 가능하다" 며 "최근 유가 하락은 고효율 디젤 차 비중이 높은 수입차 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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