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진 "자존심 되찾겠다…사과 진정성 없어"
檢, 이르면 오늘 조현아 사전 구속영장 청구
이른바 '땅콩 리턴' 사건의 피해 당사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회사를 스스로 그만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위에서 회사와 오너 일가 일가를 궁지로 몬 것에 대한 불이익을 우려하자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또 자존감을 찾기 위해"라며 끝까지 소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17일, 박창진 사무장은 KBS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 사무장은 사측의 조직적인 은폐 시도가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국토부 역시 불신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박 사무장은 "국토부가 사실관계 확인서 재작성을 요구했다. 확보한 자료와 내가 제출한 확인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며 "새로 작성한 확인서는 (국토부의 조사 상대인) 회사의 검토를 거쳐야 했고, 회사 관계자들 앞에서 그걸 작성했던 내가 과연 의지대로 작성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박 사무장은 이 자리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과 쪽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사과쪽지에는 '직접 만나 사과 하려고 했는데 못 만나고 간다. 미안하다. 조현아 올림'이라고만 적혀있었다.
이에 대해 박 사무장은 "이 쪽지를 보고 나서 더 참담했다"며 "솔직히 그래도 조금이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을 이었다.
한편 같은 날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한 조현아 부사장은 12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18일 오전 2시 15분께 검찰청사를 나왔다.
조현아 부사장은 폭행 혐의를 시인했는지, 회항 지시를 내렸는지, 증거인멸과 관련해 보고를 받았는지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박창진 사무장 등 직원들에게 다시 사과할 마음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조 전 부사장은 출석 당시에도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한 마디만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변호인과 함께 조사실로 올라갔다.
검찰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대한항공 KE086편 일등석 기내에서 승무원과 사무장 등에게 폭언·폭행을 하고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경위와 이후 회사 차원의 사건 은폐·축소 시도에 대해 보고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폭행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앞서 국토교통부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들이 거짓진술 요구 등을 한 사실에 대해 보고받았는지도 일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오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다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엇갈리는 일부 진술에 대해 좀 더 확인하고 나서 추후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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