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14년의 불금이 2번 남았다. 불과 보름만 지나면 2015년이다. '나이 듦'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이제 정말 조급해지는 느낌이다.</p> <p>이런 민감한 시기에 트렌드에 개복치만큼 민감한 '레알겜톡'에서는 연말 특집 칼럼으로 2014년의 키워드를 '내 맘대로' 꼽아보았다. 지난주에는 PC온라인, 모바일, 글로벌, 중국, 병맛 다섯 가지를 꼽았고, 이번 주에도 다섯 가지를 준비했다. 언제나 그렇듯 완전히 주관적이다.</p> <p># IP(지적재산권) : 잘 키운 IP 하나, 열 게임 안 부럽다 </p> <p>최근 게임업계의 핫한 기업 중 하나는 '웹젠'이었다. 중국에서 킹넷이 서비스하는 '전민기적' 때문이다. 웹젠의 '뮤' IP(지적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로 만든 '전민기적'은 중국에서 게임을 출시한 지 13시간만에 2600만 위안(한화로 약 46억 3580만원)의 매출을 세우며 모바일 업계 신기록을 세운 것. 이는 2억 7000만 회원수를 가진 킹넷의 탈옥마켓 때문도 있지만, '뮤'의 IP가 제대로 한몫을 했다.</p> <p>
가장 최근에 출시된 위메이드의 '윈드소울'은 '윈드러너'의 바통을 이어받아 열심히 달리는 중이고, 전국민을 쭉쭉팡팡의 세계로 이끈 개발사 트리노드 '포코팡'의 후속작인 퍼즐 '포코포코'와 RPG '포코 메르헨'에서도 포코 세계관을 볼 수 있었다. 이밖에도 NHN엔터의 '우파루사가'와 4:33의 '회색도시2' 등 IP를 활용한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었다.</p> <p>물론 모바일 게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2', '서든어택2'를 준비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IP를 따온 '공각기동대'도 선보였다. 엔씨소프트 역시 자사의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인 '리니지 이터널'을 공개하고, 엔씨소프트 게임의 캐릭터를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MXM(Master X Master)'을 개발 중이다. 게이머에게 IP로는 '갑 오브 갑'이라 불리는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 14'도 액토즈 소프트를 통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p> <p>
온라인 게임 IP를 모바일 게임으로 이식한 경우도 있다. 추억의 '보글보글'부터 넥슨의 '마비노기 듀얼'과 엔씨소프트의 '블소 모바일', '아이온 레기온즈', '팡야' 등이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경우 '이제 엔씨소프트의 모든 PC온라인 게임은 모바일로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선언해 유저들을 흥분시키기도 했다.</p> <p>이처럼 2014년 게임업계는 그야말로 IP 시대가 활짝 열렸다. '잘 만든 IP 하나, 열 게임 안 부럽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살아있는 IP는 유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으며,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수명이 짧은 요즘, IP로 온라인-모바일-영화-소설-애니메이션으로 무한한 확장하면서 생명을 이어가며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모습을 기대해본다.</p> <p># e스포츠 : 미쳐 날뛴 롤드컵과 전설의 재시작, 전설의 재시작 '문화가 되다'</p> <p>올 한 해 동안 거대한 스케일을 온몸으로 느낀 순간이 언제냐 묻는다면, 기자는 주저없이 지난 10월 19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롤드컵(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꼽을 것이다. 월드컵 경기장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컸던 것은 물론,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관객들은 끝도 없이 늘어져 있었으며, 남녀노소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 '미쳐 날뛰며(?)' 축제 분위기에 물들어 있었다.</p> <p>이날 행사에서는 티켓 완판과 함께 4만 명의 유료 관중 신화를 달성했다. 조별예선부터 결승전까지 전세계에서 2억 8800만 명의 사람들이 롤드컵을 관람했다. 이를 모두 합하면 무려 1억 7900만 시간이다. 지난해 롤드컵이 7000만 시간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관심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삼성 화이트와 중국의 로얄클럽 결승전 때에는 1120만 명의 순간 최고 시청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p> <p>또한 얼마 전에는 홍진호 대표의 콩두컴퍼니가 '스타크래프트1' 리그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전설의 재시작을 알리는 스타즈리그의 총상금 4000만원으로, 2등 상금이 더 많다는 이야기는 확인된 바 없다.
또한 얼마 전에는 홍진호 대표의 콩두컴퍼니가 '스타크래프트1' 리그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전설의 재시작을 알리는 스타즈리그의 총상금 4000만원으로, 2등 상금이 더 많다는 이야기는 확인된 바 없다.</p> <p>치열한 경쟁에 관전의 재미를 더한 온라인 게임의 경우, 지스타2014가 열린 부산 현장에서 선보인 '블레이드&소울' 등 이제 e스포츠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e스포츠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때, 2015년 e스포츠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 생각된다.</p> <p># 인디 : '게임업계의 주인공을 꿈꾼다!'</p> <p>지난해에는 대자본이 투입된 남다른 스케일의 대작 모바일 게임들이 쏟아졌다면, 올해는 창의력 만점의 신선한 인디 게임들이 주목을 받은 것 같다. '2048'은 올해 상반기를, '살아남아라! 개복치'는 하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p> <p>또한 구글이 뽑은 2014년을 빛낸 게임에는 버프스튜디오의 '용사는 진행중'이 당당히 들어가 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처음으로 신설된 인디게임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스타에서는 스타트업&인디게임 공동관이 처음으로 생겼다. 부산시는 '부산국제인디게임페스티벌'을 추진할 예정이라 발표했다.
</p> <p>훨씬 옛날부터 있어왔던 인디 게임이지만, 새삼스레 눈에 띄게 주목받는 이유는 우선 게임엔진 가격이 거의 무료정도까지 보급되고 있는 점이 작용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독창적이고 신선하는 시도를 할 수 있는 '자본과 개발의 독립'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인 것 같다. 찍어내듯 비슷비슷한 모바일 게임 속에서, '앵그리버드'와 '마인크래프트'로 대표되는 인디게임은 뛰어난 독창성으로 '단순함'과 '신선함' 두 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다.</p> <p>게임업계의 주인공을 꿈꾸는 인디게임이 2015년에는 더욱더 입지를 공고히 하며 '주변에서 중심으로' 안착하길 기대해본다.</p> <p># 빅딜 : 기자들을 '/소환', 게임사를 '/주시'</p> <p>기자에게는 작은 트라우마(?)가 하나 있다.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유난히도 평화로운 날에는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아 불안하다. 이는 단순히 기자의 신경이 예민한 탓이 아니다. 그럴만한 일들이 올해 꽤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당시의 상황은 기억이 생생하다.</p> <p>먼저 3월 24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날은 쌀쌀한 봄 날씨였고 오랜만에 오후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게임도 코스프레 언니도 아닌 다른데 쏠려있었다. 갑자기 터진 뉴스 때문이었다. 스마일게이트가 선데이토즈를 국내 모바일 게임 기업 투자 규모로는 최대인 1200억원으로 지분 20%를 보유하게 된 것. 많은 기자들의 몸은 행사장에,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p> <p>
하지만 충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3월 26일, 넷마블은 판교에 있던 기자를 소환했다. 의아한 마음에 신도림으로 날아간 기자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텐센트가 넷마블에 53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한다는 소식이었다. 넷마블의 방준혁 고문까지 자리한 그날은 늦은 시각까지 수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p> <p>그리고 두 달 뒤인 5월 26일, 이른 아침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카카오 합병, 다음카카오 출범'이라는 충격적인 제목의 메일을 보냈고, 당일 허겁지겁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행사장으로 가서 '둘의 결혼 발표(?)'를 듣게 되었다. 당시 'IT 모바일 역사에 기록될 순간에 자리했다'며 감회가 새롭다고 전한 기자들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p> <p>그리고 텐센트가 모바일게임사인 4:33에 1000억 대 증자에 대해 라인과 함께 참여한다는 발표한 소식도 날아왔다.</p> <p>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는 넥슨과 엔씨의 '주시하겠다' 사건이 있다. 유난히 보도자료가 쏟아졌던 10월 14일 오후, 야근을 암시하는 메일이 한 통 왔다. 내용인즉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0.4% 추가로 획득하며 총 15.08%를 보유하게 된 것. 넥슨은 '투자 기업의 가치 제고롤 도모하기 위해 추가 취득을 결정'했다고 알렸다.</p> <p>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추가 지분 매입에 대해 공시를 통해 알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전 논의가 없었던 만큼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공시 내용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계속 주시할 것'이라는 멘트를 전했고 이는 '/주시'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p> <p>유난히 빅딜과 대형 투자소식이 많았던 2014년은 한 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람은 위기에 처할 때 성장할 수 있다. 2015년에는 어떤 대형 사건들이 터져 기자를 폭풍 성장시킬지 벌써부터 쫄깃하다.</p> <p># 규제: 단어만 들어도 부들부들, '더 이상의 규제는 NAVER!'</p> <p>게임업계 사람들은 이제는 '규제'라는 단어만 봐도 부들부들 거린다.</p> <p>현재 한국에는 셧다운제(청소년 기준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 차단)와 웹보드 규제(고포류 게임머니 한도 제한)가 시행중이며, 게임사 매출 1% 이하를 '게임중독 치유부담금'으로 징수하고, 4대 중독 물질로 규정하며, 셧다운제 시간 확대 규제를 논의중에 있다.</p> <p>이런 상황에서 소위 중국 대형 자본들의 돈보따리가 쏟아져 들어오자 엎친데 겹친 격으로 '게임 산업 위기론'의 고조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해외에서는 게임산업을 전략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는 것. 독일과 영국, 중국 등에서는 한국 게임 개발자를 두 팔 벌려 환영하며, 구첩반상을 차려주며 개발사-개발자들에게 '러브콜'을 하고 있짐나 되레 한국은 게임을 문전박대하고 있다.</p> <p>
요즘은 게임산업이 뿌리째 흔들린다는 상황이 퍼져나가는 심각성을 느낀 탓인지, 조금씩 '규제 반대'의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서병수 부산 시장은 지스타 현장에서 '부산시는 어떠한 게임 규제도 반대한다.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규제가 게임 산업을 침체시키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p> <p>2015년에는 규제 일방통행이 멈춰야 한다. 게임업계의 민심은 차갑게 굳어버렸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한겨울밤 바깥에서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그듯 잠깐 녹여주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봄바람처럼 녹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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